"코엑스 메가박스, 세계 1위 돌비극장…한국 '듣는 귀' 놀랍다" [팩플]
서울 강남의 코엑스 메가박스가 전 세계에서 관람객이 가장 많은 돌비 시네마 상영관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영상·음향 기업 돌비 래버러토리스(이하 돌비)의 시네마 총괄·부사장 등은 “글로벌 관람객 톱 10 돌비 시네마 중 4곳이 한국”이라며 “한국 관객의 음향 기술 관심과 이해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세계 영화계는 ‘초몰입’ 주도 성장
9일 제드 함센 시네마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과 마이클 아처 월드와이드 시네마 세일즈 및 파트너 관리 부문 부사장은 서울 강남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돌비 시네마 3주년 성과를 공개했다. 돌비 시네마는 돌비의 고화질 영상 기술인 ‘돌비 비전’과 입체 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를 적용한 영화관이다.
함센 총괄은 “팬데믹 이후 영화 산업 회복을 돌비 시네마 같은 프리미엄 영화관이 이끌고 있다”며 돌비 시네마 흥행작인 ‘탑건:매버릭’ ‘아바타: 물의 길’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바비’ 등을 예로 들었다. ‘프리미엄 라지 포맷(PLF)’이라 불리는 고화질·고음질 영화 부문이 연간 14%씩 성장하며, 영화 산업의 회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 아처 부사장은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이 프리미엄 영화 산업에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 “사람들이 극장에 갈 때는 집에서와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며, 이것이 돌비 시네마의 성공과 관련 있다”라고 말했다.
돌비는 어떤 기업
돌비는 매출의 92%를 라이선스 사용료로 올리는 기술 기업이다. 시가총액 10조 원에 지난해 매출은 12억 54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 몰입감을 주는 시청각 기술을 영화·게임 같은 콘텐트 뿐 아니라 스마트폰·스피커·셋톱박스 같은 기기에도 적용해 기술 사용료를 받는다. 지난해는 네이버 쇼핑라이브에 돌비 기술을 적용했고, 지난 1월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에서는 돌비 애트모스를 탑재한 벤츠 마이바흐 자동차를 전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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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객 푹 빠진 ‘초몰입’
2020년 팬데믹 한복판에 개관한 코엑스 메가박스 돌비 시네마는 전 세계 14개국 290개 돌비 시네마 중 관람객 수 1위를 차지했고, 국내 돌비 시네마 누적 관객은 3년 만에 111만 명을 돌파했다. ’아바타:물의 길’을 돌비시네마로 본 관객의 9%는 여러 번 본 ‘N차 관객’이었을 정도다. 국내 돌비 시네마는 이달 문을 여는 수원 AK플라자 메가박스까지 총 6개다. 아처 부사장은 “한국 관객은 ‘테크 새비’(tech savvy, 신기술에 능통한 사람)”라고 놀라워했다.
다만 한국 영화 감독·제작자의 기술에 대한 관점에는 개인 간 편차가 있다고 전했다. 돌비 측은 “영화 후반 작업을 담당하는 믹싱, 색 보정 담당자가 돌비 기술을 채택할 수 있도록 소통과 기술 교육에 공을 들인다”라고 귀띔했다. 돌비 비전·애트모스 기술을 채택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의 경우, 돌비 기술을 적용한 데모 버전을 만들어 직접 감독에게 보여주며 사전 소통했다고.
넷플릭스는 ‘프레네미(적+친구)’
돌비는 매출의 23%를 기술 개발에 투자하며(지난 2분기 기준), 경쟁자와 기술 격차를 벌려가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시청각 기술 업계는 적과 동지가 얽혀 경쟁 중이다. 예를 들어 OTT 업체인 넷플릭스는 극장의 강력한 경쟁자이면서, ‘오징어게임’과 ‘킹덤’ 같은 오리지널 콘텐트에 돌비 비전·애트모스를 모두 적용한 협력사이기도 하다. 아처 부사장은 넷플릭스를 ‘프레네미’(적+친구)라고 칭했다.
지난해에는 구글이 돌비의 대항마가 되고자 로열티 없는 음향 시스템을 만드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유튜브 동영상 플랫폼을 보유한 구글은 앞서 2015년 이같은 취지의 ‘오픈 미디어 동맹’을 결성했는데, 여기에는 넷플릭스·삼성전자 등도 참여해 있다. 돌비의 수성 전략을 묻자 함센 총괄은 “매우 크고 복잡한 생태계”라며 “콘텐트 제작자와 스튜디오, 영화관, 기기 제조사까지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를 위한 가치 창출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돌비의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돌비가 계속해서 소비자에게 프리미엄 시청각 경험을 제공하면, 이 생태계가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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