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갈 곳 없다"…'주호민 사건'에 속 타는 장애 학부모들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자녀를 맡은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계기로 특수교사의 교육활동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애 학생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하지만 특수교사와 전문가들은 장애-비장애 학생의 통합 교육을 위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특수교육대상 학생 10만3695명 중 특수학교나 특수교육지원센터가 아닌 일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7만5462명(72.8%)이다. 이중 1만7514명(16.9%)은 일반학급(통합학급)에 다닌다. 나머지 5만7048명은 특수학급에서 교과 수업을 받고, 일부 수업만 일반학급에서 통합교육을 한다. 대부분 학생이 통합학급에 포함된 것은 학부모는 물론, 특수교육계에서도 통합교육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장애 학부모 “통합교육 선택 아닌 권리”
장애 학부모들은 학교 졸업 후 사회적응을 위해서라도 통합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적장애가 있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체육, 음악 등 예체능 수업만 통합학급에서 받고 있는데도 같은 반 친구들이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배운다. 통합교육을 받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적응력 차이는 정말 크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장애인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갈 곳이 없다. 학교에서부터 분리하라는 건 너무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지난 7일 전국장애학부모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주씨 사건에 대해 “불합리한 시스템의 문제를 장애학생과 부모에게 돌리지 말라”고 외쳤다. 문제는 통합교육을 원하는 부모가 아니라, 한 명의 특수교사가 너무 많은 학생을 담당해야 하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수교사 “분리조치보다 지원·아동학대 개정 우선”
한경근 단국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미국에선 특수학급 전담 교사와 별개로 모든 일반학급에도 학생 수에 비례해서 특수교사를 배치하고 있다. 장애학생이 있는지와 상관없이 모든 학교에 예방적 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선 특수교육대상 학생이 있고, 학급이 설치돼야 교사를 배치하고 있다. 주씨 자녀도 (사건이 일어나기 전) 일반학급에 지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특수교사들도 분리만이 답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장은미 전국특수교사노조 위원장은 “(주씨 자녀가) 가해 행위를 했지만, 징계를 위해 분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조치를 위한 분리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경 전교조 특수교육위교섭국장(한별고)은 “특수교육은 신체 접촉이나 제지가 많고 훈육, 언어적 지시도 많이 필요하다.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지 않도록 생활지도할 수 있는 범위가 명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정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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