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신탁 ‘채권 돌려막기’ 막히자… 이후 고객에 ‘손실 불가피’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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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 등 증권사들이 채권형 랩어카운트(랩) 상품에서 이른바 '채권 돌려막기'를 통한 고객 손실 보전을 이어오던 것이 금융당국에 적발되자 이후 고객들에게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랩·신탁 사태는 일부 증권사들이 채권형 랩·신탁 가입 고객들의 단기 자금으로 중장기 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등 만기 불일치 운용을 이어오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 국면에서 환매 중단을 초래한 사태다(국민일보 5월 23일자 1·3면 보도). 일부 증권사들은 다른 계좌와 자산을 주고받는 연계·교체거래를 통해 손실을 직접 떠안거나 다른 고객에게 손실을 전가하는 식으로 고객 손실을 보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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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건전 운용 리스크 투자자에 전가
손실 법인에 추가 투자 권유도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 등 증권사들이 채권형 랩어카운트(랩) 상품에서 이른바 ‘채권 돌려막기’를 통한 고객 손실 보전을 이어오던 것이 금융당국에 적발되자 이후 고객들에게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증권사의 불건전 운용에 따른 리스크가 투자자에게 전가된 셈이다. 이들 증권사는 손실이 확정된 고객에게 추가 투자를 권유하는 비상식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A사는 올해 상반기 원금과 4%대 중반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모 증권사의 6개월 이하 만기 랩 상품에 수백억원을 투자했다. 랩은 고객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자산을 운용하는 계좌다. 그러나 만기를 약 한 달 앞두고 증권사로부터 환매 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약정 금리를 제공한다는 증권사의 말을 믿었던 A사는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A사가 가입한 랩 상품은 10%대 평가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증권 등 3개사는 A사처럼 채권형 랩 상품에 가입한 법인 고객들에게 “약정 금리를 줄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들은 이들에게 “원금을 돌려주기 위한 나름의 탈출 전략을 세워 진행하는 과정이었는데 금융감독원의 검사 이후 증권사 고유자산을 활용해서 금융상품에 대해 손실 보전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더 이상 약정 금리와 평가 손실에 대한 원금 보전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랩·신탁 사태의 전말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의 고강도 검사가 진행된 영향이다.
랩·신탁 사태는 일부 증권사들이 채권형 랩·신탁 가입 고객들의 단기 자금으로 중장기 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등 만기 불일치 운용을 이어오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 국면에서 환매 중단을 초래한 사태다(국민일보 5월 23일자 1·3면 보도). 일부 증권사들은 다른 계좌와 자산을 주고받는 연계·교체거래를 통해 손실을 직접 떠안거나 다른 고객에게 손실을 전가하는 식으로 고객 손실을 보전해줬다.
금감원은 검사 후 증권업계의 기존 영업 방식과 손실 보전이 위법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실적배당 원칙을 지키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채권형 랩·신탁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증권사의 만기 불일치 운용 및 연계·교체거래를 통해 발생한 손실까지 떠안게 됐다. 나중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증권사가 정상적인 운용을 거쳤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리스크까지 지게 된 것이다. 손실 확정 통보를 받은 법인들이 반발하자 증권사들은 일부에게 추가 투자를 권유하기까지 했다. 손실을 직접 보전해주지 못하니 5~6%대 고금리의 상품에 새로 가입하면 손실을 일부 만회해주겠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고지한 방식대로 정상적으로 운용했을 시 나올 평가액을 산출해 차액을 돌려주는 식의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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