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수사’ 엇갈린 진술… 국방부·수사단장 누구 말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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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월 30일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수색작전에 투입됐던 초급간부들까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맞느냐"라고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질문했다는 국방부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 장관이 조사 결과를 보고받을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위관 장교와 부사관 등 초급간부 4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점을 지적하면서 '초급간부들에게 이 같은 혐의가 적용되는 것이 맞는가'라고 박 수사단장에게 물었다"면서 "배석했던 국방부 관계자들 역시 같은 취지의 질문을 박 수사단장에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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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장 “‘사단장 처벌 맞나’ 물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월 30일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수색작전에 투입됐던 초급간부들까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맞느냐”라고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질문했다는 국방부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그러나 보직해임된 박 전 수사단장 측은 “당시 이 장관이 초급간부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오히려 ‘해병대 1사단장까지 처벌하는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고 반박했다.
사실관계를 놓고 국방부와 박 전 수사단장 측의 진술이 정면충돌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9일 국민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박 수사단장은 지난 7월 30일 국방부 장관집무실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이 장관에게 보고했다. 이 자리에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허태근 국방부 정책실장 등이 배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박 수사단장에게 몇 가지 의문사항을 질문하고 조사보고서에 결재했다고 한다. 박 수사단장이 제출한 보고서에는 해병대 1사단장을 포함한 군 관계자 8명을 혐의자로 적시하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장관은 보고 다음날인 지난 7월 31일, 결재했던 내용과 달리 추가 법적 검토를 위해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할 것을 해병대 지휘부에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의 명령이 하룻밤 사이에 뒤바뀌자, 해병대 1사단장 등 고위급 지휘관의 책임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과 ‘윗선 개입 의혹’ 등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 장관이 조사 결과를 보고받을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위관 장교와 부사관 등 초급간부 4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점을 지적하면서 ‘초급간부들에게 이 같은 혐의가 적용되는 것이 맞는가’라고 박 수사단장에게 물었다”면서 “배석했던 국방부 관계자들 역시 같은 취지의 질문을 박 수사단장에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수사단장은 ‘위험한 지역이었는데, 해당 초급간부들이 현장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다음날이었던 지난 7월 31일 출근 직후 참모들에게 “밤잠을 설쳤다”면서 고민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은 법적 검토를 지시했고,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혐의자와 혐의를 특정해 경찰에 이첩할 경우,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이 장관은 이 건의를 수용해 해병대 지휘부에 “나의 우즈베키스탄 출장 복귀(8월 3일) 때까지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다. 이 장관은 이 같은 지시를 내린 이후 지난 7월 31일∼8월 3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다.
그러나 박 수사단장이 지시를 어기고 지난 8월 2일 경북경찰청에 조사보고서를 이첩했다는 것이 국방부의 주장이다. 해병대 사령관은 명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박 수사단장을 보직해임했고, 국방부 검찰단은 그를 집단항명의 수괴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박 수사단장의 변호인인 김경수 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장관의 발언 중에 초급간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면서 “당시 이 장관이 배석자들을 쳐다보며 ‘사단장까지 처벌하는 게 맞냐’고 물었다”고 반박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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