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피해 예방 위한 사전 대피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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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호우로 주택·농경지 침수, 도로 파손 등 각종 시설물 피해와 함께 많은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재난 담당 공무원의 적극적인 사전 대피 유도와 국민의 협조 사례다.
집중호우로 8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2008년과는 달리 이번에는 사전 대피 덕분에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재난 발생 때 실제로 사전 대피를 이끄는 것은 지자체 공무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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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호우로 주택·농경지 침수, 도로 파손 등 각종 시설물 피해와 함께 많은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재난관리를 연구하는 학자 입장에서 볼 때 안타깝고 애통하다. 지구 온난화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한 자연재난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재난 시스템과 대응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일차적으로는 위험 예측 시 즉각적인 사전 대피가 중요하다.
올해 집중호우 대처 상황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 점이 있다. 재난 담당 공무원의 적극적인 사전 대피 유도와 국민의 협조 사례다. 지난달 14일 저녁 경북 봉화군 서벽마을에서 집중호우가 내리는 가운데 마을 이장과 공무원이 총출동해 위험지역을 살폈다. 그러던 중 산사태 징후를 감지했고 급경사지에 있는 주택 거주민에게 대피를 권유했다. 대피를 거부하던 노부부도 마을 이장의 적극적인 설득 결과 인근 지인의 집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 2시간 뒤 산사태가 발생했고, 쏟아진 토사가 일대를 덮쳤다. 주택은 파손됐지만 노부부는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 집중호우로 8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2008년과는 달리 이번에는 사전 대피 덕분에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전 대피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충북 괴산댐(칠성댐)은 최근 정밀안전진단 결과 C등급을 받았다. 지난달 14일 집중호우로 최대 유량을 방류하고 있었지만 자칫 댐의 붕괴까지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괴산군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15일 새벽 3시부터 신속하게 대응했다. 괴산댐 하류 칠성면 등 4개 면의 주민 1500여명에게 대피 문자를 발송했다. 시간당 20㎜의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 공무원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주민 대피를 도왔다. 오전 6시30분 괴산댐의 물이 넘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미 주민들은 고지대와 면사무소 등으로 대피를 마친 상태였고, 결과적으로 단 한 명의 부상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2012년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이었던 크레이그 퓨게이트는 “재난관리는 정부와 지역 커뮤니티의 협조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사전 대피도 다르지 않다. 정부 노력만으로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없다. 그만큼 국민의 적극적 협조가 요구된다. 국민은 본인 안전을 위해 사전에 정부나 지자체가 제공하는 행동 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사전 대피에 대한 국민의 인식 제고는 중요하다. 그만큼 현장 공무원에 대한 지원도 함께 강화돼야 한다. 재난 발생 때 실제로 사전 대피를 이끄는 것은 지자체 공무원의 몫이다. 체계적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집중호우 대응에 초점을 맞춘 교육과 훈련도 필요하다. 그리고 관련 지침을 개발하고 반복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재난 대응 조직 강화와 충분한 인력 확보와 같은 재난 대응 역량의 확충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재난관리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한발 빠른 조치,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진 국민의 협조로 더 이상의 인명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석재왕 건국대 교수(안보·재난관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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