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중 교사에 총 쏜 6살 소년, 범행 직후 내뱉은 말에 美경악

권총 쥔 어린이 자료사진. AFP=연합뉴스

정학 처분에 앙심을 품고 올해 초 교사에게 총격을 가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준 6살 소년이 범행 직후 했던 발언이 뒤늦게 공개됐다. 소년은 사람을 쏘고도 두려워하긴커녕 자신의 행동을 뽐내는 듯한 말과 행동을 보였다.

미국 CBS 방송 계열사인 버니지아주 노퍽 지역 방송국 WTKR은 최근 이 사건 관련 수색영장을 입수해 살펴본 결과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1월 6일 버니지아주 뉴포트뉴스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수업 중이던 교사 애비게일 주어너(25)를 향해 권총을 발사한 1학년생 소년은 그 직후 독서지도사에게 제압됐다.

이때 소년은 "내가 그 XX를 쏴 죽였다" "내가 해냈다"고 말했고, "어젯밤 엄마 총을 챙겼다"고 학교 관계자들에게 털어놓기도 했다고 WTKR은 전했다.

6살 소년이 교사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진 미국 버지니아주 초등학교. AP=연합뉴스

수색영장에는 피해 교사인 주어너가 입원 중 경찰에 진술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주어너는 소년이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자신을 겨누기에 "그걸로 뭘 하고 있느냐"고 묻자, 소년이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가 방아쇠를 당겼다고 말했다.

소년이 발사한 총탄은 주어너의 왼손에 맞은 뒤 가슴에 박혔다. 주어너는 곧바로 교실을 탈출해 교무실로 이동했으나 중태에 빠졌다.

네 차례 수술 끝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그는 학교 당국을 상대로 4000만 달러(약 526억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의 소년이 총기를 지녔다는 경고를 무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수색영장에는 소년을 제압한 독서지도사를 비롯해 학교 직원 다수는 다른 학생들로부터 이 소년의 책가방에 총이 들어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적시됐다. 이에 당시 가방 검사를 했지만 총기를 찾지는 못했다.

학교 교문에 붙은 총격 피해 교사의 쾌유를 바라는 메시지. AP=연합뉴스

사건 발생 후 출동한 경찰은 교실 바닥에 9㎜ 권총이 장전된 채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총기 주인인 소년의 모친은 아동방임과 관련한 중범죄 등으로 기소됐다. 그에게는 최장 25년형이 선고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저지른 아동은 형사처벌을 면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앞서 소년의 부모는 아들이 '극심한 장애'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소년의 부모는 이날 변호사를 통해 "이 아이는 극단적인 감정 문제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아이가 하루하루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수색영장에는 소년이 이 학교 유치원 과정에 다닐 때도 또 다른 교사를 공격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2021년 9월 소년은 의자에 앉아 있던 이 교사를 뒤에서 두 팔로 목을 감은 채 당겨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졸랐다고 한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