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눈, 루사와 닮은꼴 예상…태풍 우측 강원·경북 초긴장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카눈은 특히 많은 비를 내릴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예상된다.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강원도 전역은 경북 지역과 함께 태풍의 눈 오른쪽에 위치해 위험반원에 든다. 피해가 컸던 2002년 태풍 ‘루사’ 때와 닮은꼴 상황이다. 태풍이 북한 지역으로 넘어가는 11일까지 강원 동해안 지역에는 최대 600㎜의 폭우가 예보됐다. 이에 따라 강원도는 긴급 점검에 나섰다. 동해안 지역에서는 어선 2580척을 항구로 이동하거나 육지로 인양했다. 또 동해안 6개 시·군에서 운영 중인 86개 해수욕장은 관광객이 바닷가에 접근하지 않도록 통제했다. 동해·속초해양경찰서는 24시간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부산시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선 차수문 5개가 가동에 들어갔다. 차수문은 개당 길이 2.5~4m, 높이 1~1.3m다. 민락수변공원 인근 상가는 해변 공원을 사이에 두고 바다와 접해 있어 힌남노 등 태풍 때마다 침수·파손 피해를 봤다. 울산시 중구 태화시장 일원 등 침수 우려 지역에는 대용량 방사포가 배치됐다. 방사포는 원래 바다·하천에서 물을 끌어와 대형 화재를 진압하는 장비인데, 수난 현장에선 배수펌프 역할을 한다. 분당 45t의 물을 빼낼 수 있다. 이 장비는 지난해 경북 포항시 지하주차장, 지난달 충북 청주시 지하차도 등 수난 현장에서 활용됐다.
산업 현장에서도 태풍 대비에 나섰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수출 선착장에 있는 자동차 5000여 대를 안전지대로 옮겼다. 현대중공업 역시 선박을 로프로 묶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석유화학업체들도 원유 운반선 입항 중지 조처를 발동했다.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전 발전소는 출력 감소 운전에 들어간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공장 가동 중단 등 큰 피해를 보았던 포스코는 개선된 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비에 나섰다.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 교통편도 차질이 빚어졌다. 9일 오후 6시40분을 기점으로 제주 하늘길이 사실상 끊겼다. 빨라야 10일 오후에나 항공편 운항이 재개될 전망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태풍 영향권에 있는 지역의 일부 열차를 운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상 열차는 10일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속하는 남해안 지역(목포·여수엑스포·광주송정·진주·마산·포항·구포 경유 등) 노선과 태백선·경북선 일반열차, 고속구간 연쇄 지연 예방을 위한 일부 고속열차(KTX, 일반철도 구간 경유 포함), 동해선(부전~태화강) 광역전철이다. 부산 지하철은 10일 첫차부터 1~4호선 지상 구간 열차 운행을 중단한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태풍이 10일 출근 시간대인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각급 행정기관 등에 출퇴근 시간 조정을 요청했다. 교육부도 여름방학을 끝낸 학교의 경우 임시휴업·원격수업 등 학사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학부모에게 안내하도록 시·도 교육청에 요청했다.
임주리 기자, 부산·창원·울산=안대훈·김윤호·위성욱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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