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KBS·MBC 이사교체 속도…서기석 추천, 차기환 임명
방송통신위원회가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을 KBS 이사회 이사로 추천하는 안건과 차기환 변호사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로 임명하는 안건을 각각 의결했다. 의결은 김현 상임위원(야당 추천)이 불참한 가운데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과 이상인 상임위원의 찬성으로 이뤄졌다.
서 전 재판관은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문제에 연루돼 지난달 해임된 윤석년 전 KBS 이사 자리를, 차 변호사는 최근 자진 사퇴한 임정환 전 방문진 이사 자리를 각각 채우게 된다. 차 변호사는 곧바로 방문진 이사로 임명됐지만 서 전 재판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친 뒤 정식으로 KBS 이사가 된다.
방통위는 오전엔 남영진 KBS 이사장 해임을 위한 청문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남 이사장이 청문에 출석하지 않았다. 방통위 관계자는 “남 이사장 해임 절차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며 “본인에게 해임을 통보했고 소명 기회를 주었기 때문에 청문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절차는 진행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25일 KBS 방만 경영 방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의혹 등을 이유로 남 위원장 해임 절차에 착수했다.
방통위는 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 해임 절차도 밟아갈 예정이다. 권 이사장 청문은 14일로 예정돼 있고, 이르면 16일 전체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이 의결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김 이사에게도 해임 처분 사전통지서를 송달했으나 전달은 안 됐다. 방통위는 김 이사가 처분 통지서를 고의로 회피하는 것으로 보고 지난 8일 “정부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임 이사 의결에 더해 기존 이사장과 이사 해임 절차가 마무리되면 야권 우위였던 KBS·방문진 이사회 구도는 여권 우위로 재편된다. 총원이 11명인 KBS 이사회는 여야 ‘4 대 7’ 구도에서 ‘6 대 5’ 구도로 바뀌고, 총원이 9명인 방문진 이사회는 여야 ‘3 대 6’에서 ‘5 대 4’로 역전된다.
정치권은 김 직무대행의 임기 만료(8월 23일) 이전에 공영방송 이사진 재편을 마치기 위해 방통위가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야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현 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임명 기준으로 볼 때 KBS 이사는 여당 추천 몫이고 방문진 이사는 야당 추천 몫”이라며 “일언반구도 없이 보고 절차를 생략한 채 의결 안건을 상정한 것은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권 언론 장악 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야권 성향의 이사들을 몰아내고 공영방송 이사로서는 부적격인 인물들을 절차도 무시하고 정권이 낙점한 인물로 교체하는 것은 방송 장악 의도 외에는 다른 말로 설명할 수 없다”며 “2인 방통위의 폭주는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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