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경우 "탈레반화된 운동권, 내가 뿌린 씨 거두겠다"

정계성 2023. 8.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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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反)대한민국 운동권 청산' 기치
주대환·함운경·민경우 등 의기투합
與 "진짜 민주화 투사들이 나선 것"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가 "내가 뿌린 씨는 내가 거두겠다"며 '운동권의 반(反)대한민국 정치 청산'에 직접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 대표는 과거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장,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을 맡는 등 운동권 핵심으로 통했으나, 광우병 선동 등 한미FTA 반대 운동 전개 과정에서 회의감을 느끼고 진보 진영에 비판적인 입장으로 전향한 인물이다.

9일 민 대표는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는 이권 카르텔 등 경제적인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데, 운동권들의 잘못된 행태는 사실 (잘못된) 사상에서 기인하는 것이 더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를 위해 민 대표는 과거 반독재 투쟁을 했던 민주화 인사들과 함께 '민주화 운동 동지회'를 결성할 계획이다. 민 대표 외에 1985년 서울대 삼민투 위원장으로 미국 문화원을 점거했던 함운경 씨와 주대환 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 등이 주축이다. 이들은 오는 광복절에 맞춰 발기인대회를 열고 이후 조직을 확대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활동 방향으로 민 대표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역사관 청산 △공권력에 대한 근거 없는 훼손 시정 △민주화 운동 세력의 조직화 △정직한 민주화 운동 기록 △운동권의 '허위 주장' 바로잡기 등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해방전후사에서 기인하는 좌파들의 반(反)대한민국 역사관을 깨뜨리고, '민주화 투사'라며 맹목적으로 추앙하는 관성에서 벗어나 정확한 사실관계를 따져 공과를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민 대표는 "급진적 이념이나 북한 추종적 성격은 빼고 마치 순수한 민주화 운동을 했던 것처럼 묘사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것을 시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특히 민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8세 아동을 '어린이 활동가'라고 칭한 부분에서 운동권 정치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대의를 위해 싸운다'는 그릇된 선민의식이 아이들까지 정쟁으로 내몰고 있다는 게 요지다. "운동권의 탈레반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화 운동 동지회' 결성 움직임에 "30여 년 전, 박수칠 때 떠났어야 할 86 운동권이 망령이 돼 정치판을 떠돌고 있으니, '진짜 민주화 투사들'이 나선 것"이라며 "'반(反)대한민국 가짜 운동권'이 남긴 후진적·적대적 이분법의 구태 정치를 이제는 청산해야 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다음은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어떤 계기로 모임을 결성하게 됐나.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를 거치며 운동권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그릇된 행태들을 보고 다들 문제의식들이 있었는데,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계기로 (더는 안 되겠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약 한 달 전에 주대환 부회장으로부터 광복절에 무언가 해보자는 연락을 받아 시작했다. 다들 기저에 비슷한 문제 인식이 있었기에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 내가 뿌린 씨앗이니 내가 거두겠다는 것이다."

Q. 민주화 운동 동지들 중 몇 명 정도가 현재 참여 의사를 보내왔나.

"현재 50명이 기초 발기인이고, 광복절에는 몇백 명 단위가 될 것이다. 공식 출범한 뒤 조직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다."

Q. '젊은 시절 벌였던 잔치판을 설거지해 다음 세대가 새 잔치를 벌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하는데, 무엇을 설거지한다는 얘기인가.

"(내부에서) 논쟁을 하는 부분 중 하나다. 윤석열 정부는 이권 카르텔로 접근하는데 경제적인 문제보다 운동권의 잘못된 행태는 사실 (잘못된) 사상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제 주위에서 부정 축재를 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았는데, 사상은 심각하다."

Q.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론이 있다면.

"아직 확정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섯 가지 목표가 있다. 하나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역사관의 청산, 두 번째는 공권력에 대한 근거 없는 훼손에 대한 시정, 세 번째는 민주화 운동 세력의 조직화, 네 번째는 정직한 기록, 다섯 번째는 민주화 세력의 오버를 막는 것이다."

Q. 예를 든다면.

"우리가 해전사(해방전후사) 세대인데,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역사관이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보여준 반국가 행태들은 여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검찰과 국정원 등 공권력에 대한 훼손을 막아야 한다.

정직한 기록의 필요성도 있다. 사실 민주화 운동이 왜곡된 게 많다. 급진적 이념이나 북한 추종적 성격이 강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 단적으로 저 같은 경우 북한 방송을 보고 민주화 운동을 했다. 그런데 북한 방송을 들었다는 얘기는 빠지고 마치 순수한 민주화 운동을 했던 것처럼 묘사되는데 이런 것을 바로잡으려 한다.

마지막으로 소위 민주화 운동 세력이 (몰리면) 오버하는 게 있는데, 김순호 경찰대학장(치안정감)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김 학장을 '밀정'으로 몰아간 사람들이 있는데, 그 중 박모 씨 등은 간첩 혐의를 받고 있다. 김정은에게 충성 맹세문을 보낸 사람들이 경찰국장을 '밀정'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꽤 많은데 (사실관계를) 밝히고 시정해야 한다."

Q. 이재명 대표가 어제(8일) 6~8세 아이들을 '활동가'라 칭하며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간담회를 열었다. 어떻게 봤나.

"아, 매우 놀랍고 무서웠다. 자신들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는 그릇된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으니 8살 아이에게 그런 일을 시키는 것이다. 우리도 예전에 그랬다. 대의를 위해서 싸운다는 신념이 있기에 어린아이도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행동까지 했다. 그릇된 선민의식을 가진 운동권이 탈레반화 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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