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헬에 감동' 김민재…뮌헨 팬들에 이야기 선물 "훈련소 시절 새벽 2시 불침번 힘들었어"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군사훈련 시절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야간 불침번을 꼽으면서 대한민국 군필자들의 공감을 샀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 빌트'는 9일(한국시간) "김민재는 3주간의 군사훈련 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걸로 불침번을 꼽았다"라고 보도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이적을 앞두고 지난 6월 예술·체육요원으로 논산에 있는 육군 훈련소에 입소해 3주간 훈련을 받았다.
김민재는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나상호(FC서울) 등과 함께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특례 대상자가 되면서 3주간의 기초군사훈련만 받았다.
군사훈련을 마친 김민재는 한국에서 곧바로 뮌헨 의료진으로부터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이때 뮌헨이 김민재가 훈련소 퇴소하는 날에 맞춰 한국에 의료진을 파견하는 정성을 보이면서 눈길을 끌었다.
메디컬 테스트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김민재는 지난달 19일 구단과 2028년 6월까지 5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정식으로 뮌헨에 입단했다. 뮌헨은 유럽 최정상급 수비수 김민재를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22억원)를 전 소속팀 SSC 나폴리에 지불했다.
뮌헨에 입단한지 약 한 달 정도 지난 김민재는 시즌 개막으로 앞두고 '스포르트 빌트'와 인터뷰를 가졌다. 다양한 질문이 오간 가운데 논산 육군 훈련소에 있었던 경험을 묻는 질문도 빠지지 않았다.
이때 김민재는 3주 동안 있었던 논산 훈련소에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으로 불침번을 꼽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불침번은 야간 돌발상황을 대비해 병사들이 취침 시간부터 기상 시간까지 교대로 일어나 일정 시간 동안 근무를 서는 제도를 의미한다.
김민재는 "먼저 프로축구선수로 호텔 1인실에 많이 익숙해졌는데 군대에선 남자 14명이 한 방을 써야 한다는 점이 달라졌다"라며 "저녁에 우리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고, 이는 문제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힘들었던 건 불침번이었다. 취침 시간이 밤 10시부터 아침 6시까지였는데, 이때 모두가 불침번을 1시간씩 돌아가면서 해야 했다"라며 "특히 새벽 2시에서 3시에 근무할 때, 가장 피곤했다"라고 덧붙였다.
힘들었던 기억으로 불침번을 꼽은 김민재는 3주간의 훈련소 생활로 몸 상태가 100%일 때보다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그는 "근육량이 좀 줄어서 지금 파스타와 고기를 많이 먹고 있다. 과자 종류는 금지돼 있다"라고 밝혔다.
김민재는 지난달 21일 얀-크리스티안 드레센 뮌헨 CEO와 함께 참석한 기자회견에서도 "우린 25kg짜리 군장을 메고 30km를 행군했다. 그래서 살이 빠졌다"라고 말했다. 드레센 CEO도 "김민재는 군대에서 3주 만에 4kg을 감량했다"라며 국가대표 축구선수도 쉽지 않은 훈련에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정밀한 훈련을 받아야 하는 프로운동선수에 적합하지 않기에 이후 동료들에 비해 뒤처졌다"라며 "그대도 난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 리그가 시작될 때까지 내 예전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또 "난 3주만 복무하면 됐지만 한국 남성들의 복무 기간은 보통 18개월이다"라며 "군인들에게 일상이 어떤 의미인지 체험할 수 있었다. 힘든 삶이다. 존경한다"라며 한국 군인들에게 존경심을 드러냈다.
군사훈련을 마치고 뮌헨에 입단한 김민재는 곧바로 아시아 투어를 떠났다. 첫 번째 행선지인 일본에서 김민재는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렸던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친선전에서 선발로 출격하며 뮌헨 데뷔전을 가졌다.
뮌헨 데뷔전에서 전반전만 소화하고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된 김민재는 전반 45분 동안 기대했던 대로 탄탄한 수비력을 보여주면서 호평을 받았다.
뮌헨은 일본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싱가포르로 떠났다. 지난 2일엔 프리미어리그 명문이자 세계적인 빅클럽인 리버풀과 친선전을 한차례 가졌다. 김민재는 리버풀전에서 선발로 나와 전반 45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리버풀 상대로도 거침없는 활약상을 보여줬다. 특히 전반전에 환상적인 패스로 세르주 그나브리의 추격골을 도우면서 공격포인트까지 기록했다. 김민재 활약에 힘입어 뮌헨은 리버풀 상대로 4-3 역전승을 거뒀다.
싱가포르 일정을 끝으로 아시아 투어가 종료되면서 뮌헨은 독일로 돌아왔다. 지난 8일 프리시즌 마지막 친선전인 프랑스 리그1 AS모나코와의 맞대결에서도 김민재는 선발로 출격해 63분을 소화했다.
뮌헨은 4-2 역전승을 거두며 마지막 친선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이날 김민재는 전반전에 패스 미스로 선제 실점 빌미를 제공하면서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실수가 있었긴 했지만 김민재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김민재는 이제 막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고, 몸 상태도 100%가 아니라 열심히 근육을 키우고 있다.
김민재도 인터뷰에서 "난 아직 나 자신에 만족하지 않는다. 특히 체력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다"라며 "난 여전히 더 향상되길 원하고, 팀원들과 더 친해져야 한다"라며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밝혔다.
별명인 '괴물'에 대해서도 "난 내 별명이 참 마음에 든다. 난 뮌헨에서 이 별명에 부응해 팬들이 나를 전투적이고 강한 수비수로 볼 수 있게끔 만들고 싶다"라며 각오를 드러냈다.
또한 김민재는 뮌헨 이적을 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과의 전화 통화를 꼽았다. 그는 "그 전화는 매우 결정적이고 감동했다. 투헬 감독은 나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말했다"
이어 "그는 나와 내 경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속속들이 이야기해 줬고, 나에 대한 명확한 계획도 갖고 있다"라며 "매우 상세했다. 나에게 큰 느낌과 자신감, 안정감을 주었다"라며 투헬 감독이 뮌헨 이적 전 전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를 직접 밝혔다.
또 "내 경기와 나의 강점에 대한 그의 생각은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다. 투헬과의 대화에서 즉시 결정했다"라며 자신의 강점과 경기력을 알아본 투헬 감독이 뮌헨 이적에 결정적이었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뮌헨 이적 당시에도 투헬 감독이 굉장히 원했던 선수라고 알려졌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뮌헨 훈련장에 도착한 첫날에 포옹과 함께 뽀뽀까지 하면서 격하게 환영하기까지 했다.
독일 매체 '탁 24'도 "뮌헨은 김민재 이적을 성사했으며, 누락된 것은 공식 발표뿐이다. 김민재는 에르난데스의 대체자로 마티아스 더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와 수비진의 핵심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라는 센터백 자리의 꿈의 선수를 얻었다"라며 김민재 영입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었다.
뮌헨은 오는 19일 오전 3시30분에 베르더 브레멘 원정 경기를 통해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을 치른다. 개막전 전엔 지난 시즌 DFB-포칼컵 챔피언인 RB라이프치히와 13일 오전 3시45분에 DFL(독일축구리그)-슈퍼컵을 치를 예정이다. 공식전이 목전에 다가온 가운데 김민재가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팬들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DPA,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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