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아들, 재판 증인 불출석…"어떤 결과에도 허위라 할 것"

양승오씨 등 7명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앞둬
박주신씨, 불출석 사유서 제출하고 출국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왼쪽) 박사와 변호인 차기환 [사진출처=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38)씨가 자신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한 이들의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재차 신체 검증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씨는 이달 1일 양승오씨 등 7명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을 담당하는 서울고법 형사6-3부(이의영 원종찬 박원철 부장판사)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국했다.

박 씨는 사유서에 "검사에게 재판 불출석 의사를 분명하게 전했는데도 지난달 공판 이후 다수 언론이 자신이 출석하기로 한 것처럼 보도해 당혹스러운 마음"이라며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신체 검증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초 검증 시점에서 11년이나 지난 지금 저를 또 법정과 대중 앞에 불러내 신체를 검증하겠다는 요구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양씨 등은 어떠한 결과가 나와도 그 또한 허위라고 주장하며 저와 가족을 계속 괴롭힐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2011년 8월 공군 훈련소에 입소했다 귀가한 후 재검 결과 추간판탈출증으로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병역비리 의혹이 일자 2012년 2월 공개적으로 MRI 촬영 등 신체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양씨 등 7명은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씨가 대리 검사를 받았다'며 병역비리 의혹을 다시 제기했고, 이후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씨가 검사를 직접 받은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해 양씨 등에게 각각 벌금 700만~1500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달 공판에서 피고 측 요구에 따라 박씨를 증인으로 소환하고 검증기일을 열어 병원에서 척추·흉곽 및 골반·치아 등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엑스레이 촬영을 재차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박씨가 2011년 병무청에 제출해 4급 판정을 받을 때 한 검사와 동일하다.

박씨는 이날 법률 대리인을 통해 언론에 공개한 불출석 사유에서 "2012년 세브란스 병원의 검증 결과 의혹은 거짓임이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는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고, 이후 진행된 다수 재판에서도 여러 증인과 재판관님들에 의해 신체 검증 신빙성은 여러 차례 인정됐다"며 “검찰도 저의 병역비리에 대해 2013년 무혐의 처분했고 이에 대한 항고, 재항고까지 모두 기각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황에서 민간인인 제가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공세에 끊임없이 물어뜯기며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사실이 절망적"이라며 "다수 재판 과정에서 저를 대리하는 변호사를 통해 많은 내용을 간접적으로 증언한 점을 다시 한번 이해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씨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국함에 따라, 11일에 예정된 공판에서는 박씨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