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둥산을 푸른 빛으로' 韓산림녹화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추진한다

이수민 2023. 8. 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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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1977년 영일만 복구 사진. 산림녹화 기록물 중 일부다. 사진 문화재청=연합뉴스


전쟁 이후 폐허가 된 국토를 성공적으로 녹화(綠化)한 과정이 기록된 ‘산림녹화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추진된다.

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산림녹화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 차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산림녹화 기록물은 6.25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국토를 민·관이 힘을 모아 성공적으로 재건했던 경험을 정리한 기록 유산이다. 당시 산림 복구를 위해 작성한 각종 공문서, 사진, 홍보물, 우표 등 9619건으로 이루어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산림 복구가 필요한 다른 개발도상국에도 적용될 수 있는 모범 사례이자 기후변화, 사막화 방지 등 국제적 이슈에 본보기가 될 기록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미 육군통신단이 찍은 제주도 마을 주민 사진. 제주 4.3사건 기록물 중 하나다. 사진 문화재청=연합뉴스


한편 산림녹화 기록물과 함께 심의에 올랐던 ‘제주 4·3사건 관련 기록물’은 10월 중순쯤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제주 4·3사건 기록물은 1947년 3월부터 1954년 9월까지 제주를 중심으로 약 7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 등을 다룬다. 각종 공공기관에서 생산한 문서는 물론 재판 기록, 언론 자료, 피해 조사 기록, 화해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 1만6475건으로 구성됐다.

문화재청은 오는 11월 30일까지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에 낼 계획이다. 등재신청서가 유네스코 사무국에 접수되면 내년 상반기 중 사전 심사를 거쳐 2025년 5월에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최종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전 세계에 있는 서적, 고문서, 편지 등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하고 있다.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올해 4·19혁명 기록물·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을 추가로 올림으로써 총 18건을 목록에 올렸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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