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드 뒤집어쓰고, 소떡소떡 먹방…잼버리, 이곳선 두 눈 커졌다
지난 8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를 벗어난 세계 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전국 곳곳에서 풍성한 문화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K-잼버리’를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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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현실 신기해하는 대원들
9일 잼버리 비상대책반 등에 따르면 가장 많은 1만5000명을 수용한 경기도는 이날 파주 임진각에서 비무장지대(DMZ) 평화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임진각~제3땅굴~통일촌~도라전망대로 이어지는 행사다. 그리스와 감비아 대표단은 남·북으로 갈라진 분단 현실을 두 눈으로 보자 신기해했다고 한다. 끊어진 철길, 멈춰 선 증기기관차, 과거 북한이 침투용으로 만든 제3땅굴 등을 배경으로 연신 사진을 촬영했다. 낯선 한국 길거리 음식인 회오리 감자·소떡소떡 등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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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위한 머드축제 열었다
9일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엔 루마니아 등 10여개국 참가자 5200여명이 몰려 머드 체험을 했다. 올해 보령 머드축제는 끝났지만, 보령시는 이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 대원들은 머드 탕에 들어가거나 물세례를 맞았다. 보령시는 이들을 지하 탄광 갱도에서 찬바람이 나오는 냉풍욕장에도 안내했다. 보령시 관계자는 “대원들이 한국과 해양관광도시 보령에 대한 좋은 추억을 한 아름 안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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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서울 댄스나이트' 등 풍성
서울시는 ‘웰컴 투 서울 댄스나이트’를 준비했다. 이날 오후 7시 광화문과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디제잉과 비보잉·힙합·국악을 접목한 퓨전 재즈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서울 댄스나이트엔 2500여명의 대원이 함께 했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함성을 지르는 등 모처럼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대원들은 행사가 끝난 뒤엔 주변의 쓰레기를 말끔히 치웠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천여명이 놀다 간 자리였는데 단시간에 깨끗해졌다”며 “이런게 스카우트 정신인가 싶다”고 말했다.
해 질 녘 남산을 걷는 ‘남산둘레길 트레킹’도 인기였다. 미국과 영국·핀란드 등 4개국 대원 380여명은 서울식물원도 찾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선 뷰티·패션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서울경제진흥원(SBA) 투어 프로그램도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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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대원 부모들 만족감 높아진 듯
대원들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부모들도 만족해하는 분위기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새만금 잼버리에 15세 딸을 참여시켰단 섀넌 스와퍼는 “(대회초기엔) 재앙 뒤 또 재앙이 닥친 상황이었다”면서 “이젠 긍정적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고 했다.
정부는 카눈의 영향으로 10일에는 실내 프로그램만 진행하기로 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9일 브리핑에서 “10일 태풍이 우리나라 정중앙을 통과하기 때문에 야외 활동을 못 하게 하려고 한다”면서 “9일까지만 영외 프로그램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장관은 “한국의 전통문화 중 하나인 다도라든지 (지자체들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융통성 있게 만들어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원들을 엉뚱한 데 배정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충남도 등에 따르면 잼버리조직위는 홍성군 혜전대 기숙사에 예멘 대원 175명을 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홍성군과 충남도 공무원, 혜전대 관계자들은 긴급하게 대원 맞이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은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바람에 준비한 출장뷔페 음식은 모두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경기 고양시 NH인재원에 배정됐던 시리아 대원 80명도 애초에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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