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아파트 10곳 더 있었다…원희룡 "LH 존립 근거 있나"

황의영 2023. 8. 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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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LH 무량판 구조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한준 LH 사장. 뉴스1

아파트 ‘철근 누락’ 사태를 빚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량판 구조 아파트 10곳을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개월간 전수조사 때 점검 대상에서 누락했다가, 최근에야 뒤늦게 발견한 것이다. ‘부실조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LH에 따르면 안전점검 대상에서 누락된 무량판(보 없이 기둥만으로 천장을 지탱하는 방식) 적용 아파트는 경기도 화성시 비봉지구 A-3블록 등 10곳이다.

LH 관계자는 “정부의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와 함께 LH 무량판 단지를 세부 점검하던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10개 단지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했다. LH는 이들 단지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소요 기간은 2주 정도다. 10곳 중 준공된 단지는 3곳이고 공사 중인 단지는 4곳이다. 나머지 3곳은 아직 착공 전이다. 분양주택 1871가구와 임대주택 5296가구 등 총 7167가구 규모다.

LH는 지난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2017~22년 착공한 무량판 구조의 91개 단지를 3개월간 점검한 뒤, 지난달 말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이 누락됐다고 밝혔다. 원래 101개 단지를 점검해야 했는데, 10곳을 빼고 발표한 것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런 누락 사실을 8일 오후 9시30분에야 보고받았다고 한다. 이 사장은 “정부의 민간 아파트 전수조사 지시 이후 LH 현장을 추가 조사한 결과 무량판 적용 단지 10곳이 더 나왔다”며 “설계정보시스템에서 빠져 있었는데, 왜 등록이 안 됐는지 내부 감사를 통해 철저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당초 설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472곳에 대해 전수조사했는데, 이번에 여기 등록되지 않은 16곳이 발견됐고 그중 10곳에 무량판 공법이 적용됐다는 게 LH 설명이다.

이날 화성비봉 A3블록 아파트를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작업 현황판조차 취합 안 되는 LH가 이러고도 존립 근거가 있느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현장 감리 실태를 보기 위해 이 단지를 방문하겠다고 하니 LH가 그때야 무량판이 적용됐다고 보고했다”며 “LH 사장이 직을 걸고 조치하라”고 했다.

LH는 추가 점검 10개 단지 중 아직 착공하지 않은 단지는 구조설계 적합 여부를 확인하고, 공사 중인 단지는 추가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하기로 했다. 철근누락 단지가 발견되면 입주민 협의를 거쳐 설계 변경과 보수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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