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스럽게"…정우성의 감독 데뷔작 '보호자', 여름 극장가 질주 준비 완료 [D:현장]

15일 개봉

배우 정우성의 첫 연출 데뷔작 '보호자'가 베일을 벗었다.

ⓒ뉴시스

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정우성, 김남길, 김준한, 박유나가 참석한 가운데 영화 '보호자'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정우성의 첫 연출작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정우성이 연출과 함께 주인공 수혁 역을 맡았다.

정우성은 "연출 자체가 도전이었다. 연출로서 '정우성스러운' 연출은 어떤 것인지 결과물로 만들어야 했다. 그 도전이 재미있을 것 같았고, 어느 정도 완성도 있게 만들어낸다면, 연출에 대한 새로운 도전의식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 생각했다"라고 감독으로 데뷔한 소감을 밝혔다.

영화의 장르는 액션이지만, 개성 강한 연출들로 이뤄졌다. 정우성은 "사실 설정된 이야기는 너무 클리셰가 많았다. 어떤 영화에서나 봐왔던 설정이라 연출로서 접근했을 때, 이 소재를 계속 재생산하는 것과 이 소재를 다룰 때 폭력의 방식이 영화인으로서 정당한가라는 고민을 했다"라고 고민한 지점을 설명했다.

이어 "제가 가장 신경 쓴 건 아이를 이용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아이를 나약하게 만들지 않고 인격체로 존재하도록 했다. 수혁이라는 인물의 설정이 10년 전, 살아온 폭력의 삶을 떠나려는 사람의 폭력의 딜레마를 안고 있다. '평범하고 좋은 사람이면 좋겠다'라는 아이 엄마에게서 숙제처럼 받은 말을 수혁에 맞게 디자인하려고 했다. 덕분에 영화의 개성이 살아있는 연출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보호자' 개봉을 앞둔 정우성은 "만족도는 아직 잘 모르겠다. 지금 이 간에도 여러분들에게 재미있는 영화가 되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작업 과정에서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했는지에 대해선 스스로의 만족이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액션신 역시 고민이 많았다. 특히 차를 이용한 액션과 카 체이싱 장면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정우성은 "수혁이 교도소에서 이 세상에 나왔을 때 아끼던 차도 함께였으면 했다. 수혁은 차처럼 좁은 공간에 갇힌 인물이다. 몸을 쓰면 제어 안되는 폭력적 행위로 이어질 것 같았고 수혁이 숨는 차가 꼭 그의 마음 같았다. 그래서 성난 황소가 몸부림 치듯이 차도 움직이길 바랐다"라고 연출 의도를 말했다.

김남길은 극 중 의뢰 받은 건은 100% 성공하는 해결사 우진 역을 맡았다. 우진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않고 해맑은 모습으로 사람을 죽이는 광기 어린 모습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김남길은 "'보호자'는 귀여운 영화다. 수혁은 본인이 행하는 행위의 결과가 어떤 아픔으로 전달되는지 모르는 미성숙한 인간이다. 그 부분이 귀엽고 블랙코미디 같은 요소가 보였다. 우진은 상대에게 공감과 이해를 하는 것이 아닌, 사고의 흐름으로 행동한다. 타인에게 전달되지 않는 감정은 중요하지 않고 스스로의 재미에 충실한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만들었다"라고 연기 주안점을 전했다.

김남길은 "우진을 연기할 때 제가 정우성 감독님에게 하는 태도를 확장해 투영했다. 감독님께서는 우진을 광기라기보다는 자기만의 기억 속에 빠져사는 인물이라고 설명해 주셨다. 감독님께서 제가 가진 것에서 확장하라는 말을 했다. 시나리오 안의 우진이 일반적이진 않은 캐릭터다. 수혁의 절박하고 무거운 상황 속에서 우진이가 흐름을 깨는 건 아닐까란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정우성 감독님께서 '믿어라, 이 영화의 쉬어가는 균형'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을 믿고 우진 캐릭터에 임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남길은 "천진난만한 우진의 모습에서 전형적인 킬러나 해결사와는 다르길 바랐다. 진아(박유나 분)와의 균형도 고민을 많이 했다. 외형적인 면에서 파트너적인 느낌도 있고 보호자 같은 모습도 있다. 외형적인 걸 맞춰가는 것이 어려웠지만 연기적인 건 제가 정신연령이 낮아서 잘 맞았다. 유나가 정적인 모습을, 제가 튀는 모습을 잘 잡아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우진의 파트너 진아 역을 맡은 박유나는 "김남길 선배님과 함께 연기해 영광이었다"라면서 "나이 차이가 있어서 초반에는 어려웠다. 쉽게 말을 못 건넸다. 그런데 선배님께서 말도 걸어주시고 장난도 많이 치셨다. 나중에는 친구처럼 지냈다.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만들어줘 감사하다"라고 김남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강이사로 등장해 수혁과 날 선 대립을 이어가는 김준한은 "현장에서 정우성의 액션 연기를 보고 "역시 대한민국 액션 장인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깊은 감동을 받았고 저는 못할 것 같다란 절망도 느꼈다. 저도 항상 액션을 준비해야겠다란 생각도 했다"라고 정우성을 향한 신뢰를 표했다.

김남길은 "정우성 감독님은 현장에서 굉장히 명쾌하다. 초반에는 연기적 호흡을 알고 있는 분이 연출하면 숨 막힐 것 같다란 예상을 했는데,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현장에서 모니터로 불러서 제 모습을 보시며 '뭐가 느껴지냐'라고 물음 '조금 더 너를 먼저 생각하면서 연기하라'라는 말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는 감독님이 지금까지 없었다. 연출 외 존경하는 선배님 입장으로 바라보니, 굉장히 편안하게 디렉션 해주시는 감독님이라고 느껴졌다"라고 감독으로서의 정우성을 평했다.

한편 '보호자'는 제47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55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 받았으며 1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