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고객들은 쿠팡으로 몰렸다…4분기 연속 흑자 비결은
쿠팡이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에도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달성하며 첫 연간 흑자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고객들이 가격 경쟁력 높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집중되면서 외형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로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의 고객 유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9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매출은 7조6749억원(58억3788만 달러‧환율 1314.68원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해 21% 늘었다. 영업이익은 1940억원(1억4764만 달러)이었다. 지난해 3분기(1037억)→4분기(1133억)→올 1분기(1362억원)에 이어 2000억원 가까운 흑자를 냈다. 당기순이익도 1908억원을 거뒀다.
분기당 1회 이상 구매한 활성 고객은 1971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다. 인당 매출은 296달러(약 38만9100원)로 5%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지난해 4분기엔 고객 수가 1% 늘었지만 올 1분기엔 5%, 2분기엔 10% 성장으로 고객 증가율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물가 상황에서 고객이 가파르게 증가한 점이 주목받는다. 6개월 만에 160만 명이 쿠팡으로 쇼핑하는 신규 ‘쿠팡러’가 됐다. 쿠팡이츠 할인 혜택 등으로 멤버십을 강화하고 ‘반품마켓’을 통해 가성비 상품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소매 산업의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쿠팡은 빠른 배송과 소비자 친화적 서비스로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유통 경쟁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박은경 삼성증권 수석전문위원은 “승자와 패자는 다운 사이클(경기 하락)에서 정확히 드러나기 마련”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커머스의 외형 확대보다 비용 감축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전통적 유통 강자들이 쿠팡의 호실적에 위기감을 느끼고 투자 재개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료 멤버십을 통한 충성 고객 확보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지난 6월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선보이고 혜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컬리도 이달 ‘컬리멤버스’를 출시했다. 쿠팡은 ‘와우’ 회원에게 쿠팡이츠 10% 할인 혜택을 주는 지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혜택을 받는 지역에서 쿠팡이츠의 시장 점유율은 5% 이상 증가했다.
쿠팡은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해 대만 진출과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신사업에 총 4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도 강조했다. 김범석 창업자는 “‘로켓그로스’의 성장으로 중소기업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며 “대만 고객들에게 수백만 개 이상의 한국 제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70%는 중소기업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로켓그로스는 쿠팡이 상품 입고부터 재고관리, 배송까지 책임지는 서비스로 로켓배송이 보장돼 중소 상공인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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