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가시화에 수산업계 초긴장…믿을 건 ‘알프스’뿐

장정욱 2023. 8. 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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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이르면 이달 하순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

어민과 수산업계에서는 오염수 방류 직후 가격 폭락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비축 물량을 시장에 푸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가 오염수 방류 이후 사태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자 수산업계는 발만 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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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 “이르면 이달 말 방류 시작”
천일염 등 수산물 가격 불안 조짐에도
한국 정부·정치권 여전히 정쟁만 계속
수산업계 “소비자 불안 오래갈까 걱정”
지난해 3월3일 후쿠시마현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보관 탱크 앞을 한 근로자가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르면 이달 말 방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은 물론 정부마저 제대로 된 대책을 고민하지 않는 모습이다. 직접적인 피해를 예상하는 수산업계에서는 믿을 건 ‘알프스(ALPS, 다핵종제거설비)’ 뿐이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이르면 이달 하순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

이들 매체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일본 어민들이 저인망 어업을 시작하는 9월 이전에 방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달 말 방류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일본 언론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오염수 방류 시점을 구체적으로 보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하는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정확한 방류 시점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오염수 방류를 눈앞에 둔 상황에도 정치권과 정부는 공방만 일삼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염수 해양 투기를 저지하기 위한 유엔(UN)인권이사회 진정서에 서명하고 진정단 모집에 나섰다.

반면 여당과 정부는 야당의 반(反) 오염수 활동을 ‘괴담’, ‘선동’으로 치부하면서 정쟁거리로 몰고 가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수산업계에서는 자체적으로 토론회를 여는 등 오염수 관련 국민 오해를 불식하고 대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수협중앙회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8일 부산수협 대회의실에서 ‘원전 오염수 논란이 남긴 영향과 대응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성호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과거 2011년, 2013년 원전 사고 여파로 수산물 소비가 약 40% 감소했었기 때문에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과학적 결과와 달리 심리적 문제로 수산물 소비침체가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 정부는 수산물 소비 촉진과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현행 일본 8개 현 수산물 수입금지 계속, 중장기 대책 마련 등 수산업 체질개선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성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장 또한 “오염수 방류에 의한 소비자 불안감 확산으로 수산물 가격이 폭락해 어업인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며 “어업인들과 수산업 종사자들의 연쇄 도산을 막고 연안어업 발전을 위해 정부는 우리 수산물이 안전하다는 현실적 대안 마련과 연근해지선 확정, 어선기자재 보급, 어항환경 개선, 불법어업 단속 등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수산업계 피해는 현실이 되고 있다. 오염수 방류가 다가오면서 천일염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다. 지난 2019년에 20㎏ 기준 약 3000원이던 천일염 가격은 최근 2만5000원까지 올랐다.

각종 젓갈류 가격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이 오염수 방류 전 사재기 등으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어민과 수산업계에서는 오염수 방류 직후 가격 폭락이 예상됨에 따라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비축 물량을 시장에 푸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가 오염수 방류 이후 사태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자 수산업계는 발만 구르고 있다.

경남 남해 한 어민은 “솔직히 후쿠시마 오염수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없다. 다만 소비자들이 불안해하는 게 문제인 것”이라며 “오염수가 풀리면 당연히 수산물 사 먹는 사람들은 찝찝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당연히 우리 같은 어민들은 너무 큰 피해를 볼 게 훤한데, 이런 상황이 앞으로 몇 년이나 이어질지 모르니 정말 미칠 노릇”이라며 “정말 전문가들 말대로 알프스인가 뭔가 하는 게 제대로 작동해서 작은 문제조차 안 일어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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