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독립유공자와 유족 초청 오찬…애국지사와 동반입장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청와대 영빈관에 독립유공자와 유족 총 158명을 초청해 8·15 광복절 기념 오찬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찬장에 올해 백수(99세)를 맞은 김영관 지사와 동반 입장하며 예우를 표했다. 김 지사는 광복군에 입대해 대일 항전 활동을 벌였고 이후 6·25 전쟁이 발발하자 자원입대한 참전 영웅이다.
윤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고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께 경의를 표하고 유족께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국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인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며 “이분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가의 정체성과 국가의 계속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서 순국한 최재형 선생 묘 복원 예정
윤 대통령은 오는 14일에는 1920년 러시아 우수리스크에서 순국한 최재형 선생의 묘를 서울 국립현충원에 복원하고 부부 합장식을 거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수유리 광복군 합동 묘소에 안장돼 있던 한국광복군 17위 선열을 대전현충원에 안장했고, 지난 4월 유럽과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다 1923년 순국한 황기환 지사의 묘역을 미국에서 국내로 봉환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은 빼앗긴 주권을 회복한 이후에도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으로 경제발전과 산업화·민주화로 계속 이어졌다”며 “정부는 우리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와 연대해 전 인류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적극 기여하는 국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영관 지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광복회 회원도 심기일전해서 부끄러움 없는 독립 후손의 자존심을 잊지 않도록 각자 행동을 조심해서 ‘독립운동 후손들은 다르다’ 이런 이야기를 듣게끔 다같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김건희 여사는 오찬에 앞서 김영관 지사의 건강을 기원하며 무궁화 자수가 새겨진 한산모시 적삼을 선물했다. 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한산모시짜기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 방연옥 장인이 만든 모시로, 오찬에 참석하지 못한 국내 거주 애국지사 6명(오희옥, 강태선, 이일남, 권중혁, 지익표, 이석규)에게는 고급 모시이불을 별도로 전달할 예정이다.
황해도 해물 냉채…메뉴는 독립지사 고향 음식
이어진 오찬 메뉴는 독립운동을 주제로 했다.
백범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의 고향인 황해도 해산물로 만든 해물 냉채, 여성 독립운동가 지복영 선생이 즐겨 먹은 총유병 등 모둠전, 권기일 선생이 독립운동 자금을 대기 위해 처분한 종가집의 종가 음식인 소고기 떡갈비와 전복, 백산 안희제 선생이 동지들에게 나눠줬던 망개떡 등이 상에 올랐다.
이날 오찬에는 김미 김구재단 이사장(김구 선생의 손녀), 김을동 김좌진기념사업회 고문(김좌진 장군의 손녀),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송진우 선생의 손자), 윤주경 국회의원(윤봉길 의사의 손녀), 윤동주 시인의 육촌동생이자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으로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윤형주 씨, 이종찬 광복회장(이회영 선생의 손자), 장진홍 의사의 고손인 장예진 양 등이 함께했다.
독립운동가 공훈 선양에 앞장서 온 김황식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과 이택선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 광복절 기부 마라톤 ‘815런’을 열어 온 가수 션도 자리에 함께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찬에 대해 “‘국가를 위한 희생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대통령의 평소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며 “국군 의장대와 군악대는 오늘 오찬에 참석한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을 최고 의전으로 맞았다”고 밝혔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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