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175명 안온걸 이제 알았다…잼버리 조직위 '끝까지 헛발질'

이수민, 김하나 2023. 8. 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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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조직위원회가 입국도 안 한 예멘·시리아 대원들을 대학 기숙사와 연수원에 배정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또 다른 대학에서는 남학생 기숙사에 여자 잼버리 대원들이 일부 배정됐다가 다시 호텔로 옮겨지는 등 혼선을 빚었다.

9일 충남도와 홍성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태풍 ‘카눈’ 북상을 피해 잼버리 대원 5200여명을 충남 18개 시설에 분산하는 과정에서 잼버리조직위는 홍성군 혜전대 기숙사에 예멘 대원 175명을 배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홍성군과 충남도 공무원, 혜전대 관계자들은 긴급하게 대원 맞이에 나섰다. 기숙사 청소 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대원들 환영 현수막도 마련했다. 대원 175명 식사를 위한 출장뷔페 음식까지 준비했지만 대원들이 언제 출발해 몇 시에 도착할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지난 8일 오후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 대원들을 태운 버스들이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부지를 떠나고 있다. 사진 행정안전부


조직위 측에 수차례 문의해도 ‘인솔자 연락처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혜전대 측에서 맞이하기로 했던 예멘 대원들이 한국에 입국조차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오후 9시가 넘어서였다. 이용록 홍성군수와 이혜숙 혜전대 총장 등 충남도·홍성군·혜전대 관계자들은 오후 10시가 다 되어서 현장을 떠날 수 있었다.

도 관계자는 “대원들이 오지 않아 상황을 파악해보니, 입국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해 듣게 됐다”며 “이들이 왜 리스트에 들어갔는지 경위는 도 입장에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준비돼 있던 출장뷔페 음식은 양이 너무 많아 모두 폐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경기 고양시 NH인재원에 배정됐던 시리아 대원 80명도 애초에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새만금 야영장 철수가 모두 끝난 오후 10시까지도 대원들이 인재원에 도착하지 않자 정부와 조직위는 부랴부랴 사태 파악에 나섰다고 한다.

NH인재원 측은 “이후 갑작스레 취소 통보를 받았다”며 “숙박을 따로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말만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에 참가 중인 스위스 스카우트 대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유생 전통의상인 단령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같은 날 서울 한양대에는 재학 중인 남학생들이 사용하는 기숙사에 스위스에서 온 여자 잼버리 대원들이 배치됐다가 다시 짐을 빼 호텔로 이동하는 등 차질 빚어졌다.

한양대 서울캠퍼스는 이날 서울시의 요청으로 120여명의 스위스 잼버리 학생들을 받았다. 애초 한양대에서 내줄 수 있는 생활관은 2생활관으로 남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기숙사였지만 여자 스위스 대원들도 함께 들어오게 되면서 “샤워실·화장실 사용 등 서로 불편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양대 측은 “서울시에 처음부터 남자 생활관이니 남학생들만 받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지만 워낙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여학생들도 같이 오게 된 거로 알고 있다”며 “학생들의 안전 문제도 있는 만큼 서울시와 공조해 얼른 호텔로 옮기는 방향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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