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인사이드]불붙는 한반도 주변 우주자산 경쟁
우주는 미국 국방부의 다영역 작전에서 다루는 다섯 가지 영역 중 하나로 그만큼 중요하게 여겨진다. 직접적인 공격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군사 작전에 필요한 위치, 항법 및 타이밍(PNT), 통신, 정찰 등에 사용하는 인공위성이 활동하는 공간이다.
중국 군사 위성 숫자 증가세
그동안 우주에서 군사용 인공위성을 가장 많이 운용하는 국가는 미국이었지만,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 1월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우주발사체 발사 숫자는 미국이 78번으로 1위, 중국이 64번으로 2위였다. 그러나, 발사된 군사 관련 위성의 숫자는 중국이 45개, 미국이 30개였다.
최근 늘어난 발사 횟수 덕분에 중국의 위성 숫자는 3~4년 전에는 약 400개였지만, 현재는 800개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민간 업체들도 상업용 지구관측 위성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그런데, 이들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후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사실상 군사용 정찰위성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우주자산의 숫자만 늘어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 중국은 킬러 위성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우주에서 시험해 왔다. 2016년 6월 중국이 발사한 우주 쓰레기 처리용 위성은 실제로 미국 등 서방 위성을 제거하기 위한 킬러위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늘어나는 민간 서비스 이용
점점 우주가 경쟁 환경이 되는 것과 함께 미국의 우주 정찰 자산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에서 우주에서 입수하는 정보를 관할하는 국가정찰국(NRO)은 늘어나는 정보 수요를 감당하고, 새로운 기술을 빨리 따라잡기 위해 민간 위성 서비스 업체들에게 정보를 요청하고 있다. NRO가 요구하는 정보는 지구 관측 이미지 외에 지구 궤도에 있는 다른 위성과 위험한 우주쓰레기에 대한 감시에 대한 것도 포함된다.
하지만, 미 국방부에서 우주를 담당하는 우주군과 NRO 사이에 상업 위성 서비스 회사에서 입수할 이미지 정보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우주군도 상업 위성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내부에 상업우주국(COMSO)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미 국방부가 이용하려는 상업 위성 서비스에는 음성과 데이터 통신을 제공하는 저궤도 위성 서비스도 있다.
저궤도 위성 서비스 경쟁
저궤도 위성 서비스의 대표 주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활약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가 제공하는 스타링크를 꼽을 수 있다. 스타링크는 전쟁 초기 기부 형태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지난 6월에는 미 국방부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의 스타링크 계약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2년 8월, 미 공군 특수전 사령부는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할 공군 수송부대를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외에 국가들도 스타링크의 군사적 이용에 대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27일, 일본 방위성은 지난 3월부터 내년 3월 말까지 1년 동안 자위대가 스타링크를 사용하여 위성통신 복원력 강화를 위한 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스타링크를 위협하는 상대가 나타났다. 원웹 같은 다른 민간 저궤도 위성 서비스가 아닌 중국이 독자적인 저궤도 위성 서비스를 구축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 초, 중국 정부는 국가네트워크 또는 궈왕(國網) 프로젝트로 알려진 스타링크와 유사한 저궤도 위성 체계 구축 계획을 밝혔다.
외신에 의하면, 궈왕 프로젝트를 이끄는 베이징항공항천대학의 쉬칸 교수가 궈왕 프로젝트는 스타링크를 견제하기 위해 2027년까지 약 1만 3000개의 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수는 이 위성들이 단순 위성 통신 서비스 제공에 그치지 않고 스타링크 위성에 대한 감시, 파괴 및 무력화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킬러위성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밝혔다.
중국과 미국의 우주 자산 경쟁은 결국 위성 복원력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더 많이 발사하고, 누가 한 번의 발사에 더 많은 위성을 탑재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다.
민첩한 대응이 절실
우리 정부는 북한을 감시하기 위해 북한을 감시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이 개발하고 있는 저궤도 감시 위성을 여러 대 운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의 궈왕 프로젝트가 스타링크만 노린다는 법은 없다. 중국은 최근 북한 열병식에 친선 사절단을 보내는 등 북한을 여전히 지원하고 있다. 북한을 속속 들여다볼 수 있는 우리 우주 자산을 충분히 노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와 군은 위성이 무력화될 경우를 대비하여 신속한 위성 발사를 위한 체계 마련과 함께 미국처럼 민간 위성 서비스 업체들을 이용하는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우주 궤도에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 등 동맹국들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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