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벽, 대용량 방사포 준비...코앞에 닥친 태풍 '카눈'에 비상
제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상륙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부산·울산·경남 등 남해안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카눈은 10일 오전 남해안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 많은 비와 강한 바람으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지자체는 차수벽이나 대용량 방사포 등을 마련하는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태풍 침수 막아라…‘삐뽀삐뽀’ 차수벽 가동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에선 차수문 5개가 가동, 해일 피해에 대비하고 있다. 차수문은 1개당 길이 2.5~4m, 높이 1~1.3m에 이른다. 이들 차수문 설치는 지난달 31일 완료됐다. 민락수변공원 인근 상가가 공원을 사이에 두고 부산 앞바다와 인접해 있어 태풍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힌남노 등 태풍 때마다 공원을 넘어선 파도 탓에 상가에 침수·파손 피해가 잦았다.
물대포로 물 퍼낸다…대용량방사포 전격 배치
태화시장 일대는 태화강 하류에 있어 태풍 때마다 물난리를 겪는다. 2016년 태풍 차바 때도, 2021년 태풍 오마이스 때도 동네가 침수돼 큰 피해를 봤다. 울산 중구와 울산소방본부는 대용량방사포에 더해 1분당 10t의 물을 빼낼 수 있는 펌프 7대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저지대 일부 주택에는 주택 물막이 설치 작업도 마무리했다.
합판 덧대고 포대 쌓는 해안가 주민들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신축 상가에 건물에도 차수벽이 설치됐다. 금속 재질로 길이 약 20m, 높이 1m다. 마산 앞바다와 인접한 창원 마산합포구는 전날(8일) 5㎏ 무게의 모래주머니 5000개 제작한 데 이어 오늘도 5000개 만들어 마산어시장 등 저지대 침수 피해 우려 지역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지하차도 통제…학교 원격수업
부산·울산·경남 교육청은 태풍이 상륙하는 10일 이미 개학했거나 개학 예정인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등 573개 학교에서 전면 원격 수업을 하도록 결정했다.
조선업계 ‘비상’…선박 피항
국내 빅3 조선업체 중 경남 거제에 있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대비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계류 선박 20여척을 1척당 50개 이상 고정 로프로 고정했다. 기존에는 선박당 로프 20개로 고정하던 것보다 30개나 더 많다. 삼성중공업도 계류 선박을 고정한 로프를 보강하고 크레인을 고박했다.
울산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도 태풍 상륙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현대자동차는 울산공장 수출 선착장에 있는 자동차 5000여대를 안전지대로 옮겼다. 현대중공업 역시 선박을 로프로 묶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석유화학업체들도 '카눈' 상륙에 대비, 원유 운반선 입항 중지 조처를 발동했다. 또 석유화학단지 내 배수 상태를 사전에 점검하면서, 공장 침수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
부산·경남 항구에 정박한 선박 등에 대한 피항 명령도 내려졌다. 전날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 전 선박을 피항하도록 했다.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에는 강풍에 빈 컨테이너가 날아가지 않도록 철저히 고박할 것을 당부했다.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요트경기장 내 육·해상 계류 선박들에 대해 피항 명령을 내렸다. 경남 창원·통영·사천·거제·고성·남해·하동 등 해안가에 있는 어선 1만3589척도 육지로 인양되거나 항구에 정박됐다.
제주·김해공항 항공기 결항…고리원전 감소 운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발전소는 출력 감소 운전에 들어간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전본부 관계자는 “신고리 1, 2호기는 오전부터 태풍에 대비해 출력을 줄이고 있다. 태풍 상륙 전 50%까지 출력을 감소시켜 운전하고, 오는 12일까지 서서히 출력을 회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차 탈선할 강풍…400mm 폭우 쏟아진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카눈은 10일 오전 9시쯤 경남 통영 북서쪽 약 40㎞ 부근 육상에 도달한다. 9일과 10일 사이 부산·울산·경남에는 100~300㎜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경상서부내륙과 경상권해안 등 많은 곳에선 4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겠다.
부산·창원·울산=안대훈·김민주·김윤호·위성욱·최충일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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