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는 비보이 '윙'
[황상윤 기자]
▲ 브레이킹 국가대표 (본명 김헌우 36세/소속 진조크루) 명승 광한루원에서 춤을 추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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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아시안게임(9월 23일~10월 8일)이 한 달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의 선전을 기원하며 여러 종목이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번에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나라 브레이킹 국가대표는 모두 남녀 각각 3명이며 이 중 각각 2명이 개인전에 출전한다. 이 중 윙(본명 김헌우, 36세, 소속 진조크루)의 메달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가 속한 진조크루는 세계 5대 비보잉 대회라고 하는 프랑스 배틀오브더이어, 한국 R16, 미국 프리스타일 세션, 영국 UK 비보이 챔피언십, 전 세계에서 개최되는 레드불BC원에서 우승했다. 5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팀은 그가 속한 진조크루가 유일하다.
윙는 양궁처럼 국제대회 우승보다 힘들다는 대표선발전에서 비보이로서는 다소 많은 36세에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여기에 지난달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3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아시아 브레이킹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최고 실력임을 다시 증명했다. 특히 아시안게임 경기장과 선수촌을 그대로 사용해 아시안게임 전초전 같은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메달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비보이가 최고 수준인 것은 맞지만 다른 나라도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이번 대회 우승으로 견제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여 더 많은 연습과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24년을 비보이로 살아온 윙에게도 선수촌 훈련은 녹록지 않다. 연습실에서 하던 연습과는 강도와 질에서 차이가 있다. 스포츠 특성에 맞는 난이도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근력, 지구력 훈련 등 시스템에 의한 훈련량도 많아진 것이다. 여기에 비보이 특유의 예술성과 창조성의 깊이를 더해야 해서 하루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라고 한다.
▲ 국가대표 비보이 (본명 김헌우 36세/소속 진조크루) 지난달 10일 문화재청 광한루원 촬영현장에서 인터뷰를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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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이 브레이킹을 접한 건 중학교 때였다. 두 살 위 형(스킴 김헌준/ 진조크루 단장)이 하는 것은 뭐든 따라 했다는 그는 형이 춤을 추는 것을 보고 따라 했다. 다른 것을 따라 할 때는 별 말 없던 형도 춤은 하지 말라고 말렸다. 하지만 그는 당시 유행하던 '힙합' 만화책과 비디오테이프를 보면서 친구들과 춤을 시작했다.
청소년 시절 주변 여건이 안 좋아 나쁜 길로 빠질 수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을 차단해 줬던 것이 춤이었다. 멀리서 보면 불량 학생 같고 못된 짓 하러 몰려다니는 것처럼 보였지만 진짜 건전하게 춤만 췄다.
요즘 들어 대중 매체에서 댄서를 조명하며 조금씩 인정의 범위 안에 들어오고 있지만 예전에는 무시도 많이 당했고 성인이 된 후에도 댄서는 직업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춤이 좋았고 춤을 통해 만난 인연이 좋았다. 춤을 통해 또 하나의 세상, 그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좋아 지금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이 된 우리나라 비보이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이 길을 걸어온 1세대 선배, 형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그는 브레이킹 스포츠 1세대로서 좋은 모습과 멋진 결실을 보고 싶다고 했다. 개인의 영광이 아닌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춤을 출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비보이를 알리는 자리, 후배들을 위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부천시가 주최하고 진조크루가 주관한 부천세계비보이대회(7월 22일~7월 23일까지)에서는 기획·안무에 이어 강사로 참여해 후배양성과 비보이 문화 확대에도 힘을 쏟았다.
3달 전 셋째가 태어나 세 아이의 아빠가 된 윙은 육아가 선수촌 생활보다 힘들다(웃음)며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 국민께 실망하게 하지 않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한 달 보름 뒤로 다가온 항저우아시안게임과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윙의 금빛 날개짓을 기대해 본다.
※ 브레이킹(breaking), 1970∼1980년대 미국에서 유래됐으며, 우리에겐 브레이크댄스로 더 익숙하다. 파리올림픽과 항저우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브레이킹은 남녀 개인전에 각각 1개씩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국가별로 비보이(남자), 비걸(여자) 각 2명씩 출전한다. 채점은 피겨스케이팅·리듬체조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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