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광복절 앞두고 독립유공자 오찬…"자유 대한민국, 국제사회 기여"
김영관 애국지사에 무궁화 자수 모시 선물
식사 메뉴도 독립운동 관련 음식 준비
윤석열 대통령은 제78주년 광복절을 일주일여 앞둔 9일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에게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한 헌신에 감사의 뜻을 표하며 이를 본받아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국제사회 전 인류의 자유·평화·번영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독립유공자 및 유족 158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의 부제는 '자유대한민국을 위한 선열들의 헌신을 기억합니다'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에 경의를 표한 후 "우리의 독립운동은 단순히 일제로부터 빼앗긴 주권을 찾는 것만이 아니었다. 왕정국가로 되돌아가려는 것도 아니었고, 더군다나 공산 전체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은 더욱 아니었다"며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고 정의했다.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 애국지사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보훈 정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조국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인류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제대로 기억해야 한다"며 "이분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국가의 정체성과 국가의 계속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8월 수유리 광복군 합동묘소에 안장된 한국광복군 17위의 선열을 대전현충원에 모신 점, 올해 4월 황기환 지사의 국내 봉환, 올해 8월 최재형 선생 묘 복원 등 정부의 보훈 활동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해외에서 순국하신 선열들의 유해를 한 분이라도 더 고국에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국의 독립정신을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으로 계승되고 있다며 전 세계 인류에 기여하는 것이 독립운동가의 뜻을 제대로 받드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오찬은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을 초청해 존경과 예우를 표명함과 동시에 '국가를 위한 희생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윤 대통령의 평소 생각을 실천에 옮긴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한 이후 3.1절, 광복절 등 행사에서 독립유공자들의 헌신에 사의를 표하고, 공적이 저평가된 독립유공자들을 찾아 건국훈장 등을 수여하고 있다. 지난 3월 1일 104주년 3.1절 기념식 때는 고(故) 손화삼 독립유공자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한 바 있다.
이날 오찬에는 이종찬 광복회 회장 및 임원 등 광복회원 148명, 특별초청 대상자 10명이 참석했다. 특별초청 대상자는▲독립유공자 공훈선양에 앞장서고 있는 김황식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과 이택선 명지대 국제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을 위한 '2023 잘될거야 대한민국 815런'을 개최한 가수 션(본명 노승환) ▲윤동주 시인의 육촌 동생이자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으로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윤형주 씨 등이다.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공헌 활동을 하는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송진우 선생의 손자) ▲김미 김구재단 이사장(김구 선생의 손녀) ▲윤주경 국회의원(윤봉길 의사의 손녀) ▲김을동 백야김좌진장군기념사업회 고문(김좌진 장군의 손녀) ▲장예진 양(장진홍 의사의 고손)도 초청됐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찬 참석자 가운데 생존 애국지사인 김영관 지사를 모시고 오찬 행사장에 동반 입장했다. 광복군 출신인 김 지사는 6.25 전쟁에도 참전해 화랑무공훈장 받았고,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김 지사는 또 2021년 광복절에 거행된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에도 참석해 독립지사 대표로 분향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오찬에 앞서 김영관 지사에게 건강을 기원하며 '무궁화 자수 한산모시 적삼'을 선물했다. 김 지사가 받은 한산모시 적삼은 국가무형문화재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인 방연옥 장인이 제작했다. 대통령실은 건강상 오찬에 참석하지 못한 오희옥·강태선·이일남·권중혁·지익표·이석규 지사 등 국내 거주 애국지사 6분에게도 고급 모시이불을 별도로 전달했다.
이날 오찬도 백범 김구 선생과 안중근 의사의 고향인 황해도에서 주로 잡히는 해산물로 만든 해물냉채, 독립운동가들의 주 식자재로 사용되던 감자로 만든 감자전, 여성 독립운동가 지복영 선생이 즐기던 유총병, 독립운동을 위해 종택을 처분한 권기일 선생의 종가 음식인 소고기 떡갈비와 전복, 백산 안희제 선생이 동지들에게 나눠줬던 망개떡 등 독립운동과 관련된 메뉴가 준비됐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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