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적자고리 끊어라…"동박에 사활"

김채연 기자 2023. 8. 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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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채연 기자]
<앵커> 석유화학 업황이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로 여겨지는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은 5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습니다.

관련해서 산업부 김채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롯데케미칼 실적 먼저 설명해주시죠.

<기자> 롯데케미칼 2분기 실적 어제 오후에 공개됐는데,

영업손실 7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30% 확대됐습니다.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입니다.

매출도 5조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 줄었습니다.

석유화학 사업이 부진한 영향이 컸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70% 비중에 이르는 기초소재사업에서만 8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돼 석유화학 제품 수요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고,

중국의 경기 회복도 예상보다 더디면서 수출도 크게 감소한 탓입니다.

<앵커> 증권가에서는 지난 3월 인수를 마무리한 동박 회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가 이번 분기부터 실적에 포함되면서 롯데케미칼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증권가 컨센서스는 매출 5조3876억원, 영업이익 662억원었는데요,

몇백억 수준의 이익까지는 아니더라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크게 빗나갔습니다.

석유화학 부진은 어느정도 예상된 부분이었고,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생각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였습니다.

롯데는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해 올 3월 롯데케미칼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올 2분기 매출 1982억원, 영업익 15억원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94% 빠졌습니다.

배터리소재인 동박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공급 과잉 등의 영향이 컸습니다.

롯데케미칼 입장에서는 주력인 석유화학 업황의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큰 돈을 투자한 신사업도 빛을 바랜 '이중고' 상황에 놓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롯데 입장에선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하반기에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롯데케미칼 신용등급이 추가 강등될 수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현재로선 충분히 우려할만한 상황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지난 6월에 신용등급이 AA로 직전보다 한 단계 하향 조정됐는데요. 이후로 롯데지주를 비롯한 롯데캐피탈 등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강등됐습니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캐시카우이자 주축인데,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신사업 투자에만 최소 8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차입금이 올 1분기 기준 8조원까지 늘었습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NCC(나프타 분해시설) 단지 투자에 5조원을 투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말 갑작스럽게 유동성 위기 번진 계열사 롯데건설 지원에 총대를 메고 나서면서 롯데케미칼에도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앵커> 롯데그룹 차원에서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롯데케미칼이 무리하게 신사업을 확장한 건 아닙니까.

<기자> 롯데케미칼 입장에서는 석유화학 업황이 장기화되다보니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입니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내 위상이 워낙 크다보니 신동빈 롯데 회장도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신 회장은 올 3월 주총에서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에 재선임됐고, 후계자로 알려진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도 롯데케미칼 임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신사업으로 낙점한 동박 시장의 성장성에는 이견이 없고요. 언제부터 성과가 가시화될지가 관건입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말레이시아에서 증설 중인 5,6 공장이 내년에 가동되면 생산능력은 크게 늘어날 예정이고, 이번 월요일엔 3만톤 규모의 스페인 공장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짓겠다는 발표도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2028년까지 24만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다만 자금 조달이 문제인데요. LG화학이나 SKC 등 동종 기업들이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회사들을 잇따라 팔고 있는데, 롯데케미칼은 현재 공식적으로 진행 중인 매각은 없습니다.

신사업 확장을 위해선 앞으로도 계속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만큼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에서도 별도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럼 롯데케미칼은 언제쯤 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요?

<기자> 당장 반등은 쉽지 않아보이고요. 회사는 물론 증권가에서도 올 하반기 보수적인 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업계 불황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다보니, 동박 등 신사업 부문 실적에 따라 회사 전체 이익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신사업 투자는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어제 컨퍼런스콜에서도 신규 투자는 신중이 접근하되, 전지소재, 수소, 리사이클에 대한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어려워도 투자를 멈출 수는 없지요.

롯데케미칼, 적자고리 끊고 반등하길 기대하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김채연 기자 why29@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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