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역서 한남 찌르겠다” 살인예고 글 게시자는 30대 여성

“분당 흉기 난동으로 여성이 큰 피해 봤다는 뉴스에 남성에게 보복하고자 글 올렸다”

'분당 흉기난동' 사건 이후 비슷한 범행을 예고하는 글이 잇따르는 가운데 4일 오후 범행 예고지 중 한 곳인 서울 강남역 인근에 소총, 권총 등으로 이중무장한 경찰특공대원들과 전술 장갑차가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수십명의 남성을 흉기로 찌르겠다는 내용의 ‘살인예고’ 글을 게시한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협박 혐의로 30대 여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3분쯤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 “서현역 금요일 한남 20명 찌르러 간다”는 글과 함께 흉기를 든 사진을 게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은 ‘분당 흉기난동 사건’으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날이었다. ‘한남’은 한국 남자를 줄여 쓴 말로, 한국 남성을 얕잡아 일컫는 혐오적 표현으로 통용된다.

경찰은 7일 오후 6시쯤 주거지에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이외에 다수의 남성 혐오글을 인터넷에 올린 정황이 나왔다. 그가 올린 글 중에는 실제 협박으로 볼 만한 것도 있어 범죄사실에 포함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 집 안에서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가 온라인에 올린 사진은 인터넷에 떠도는 흉기 사진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동기에 관해 “분당 흉기난동 사건 날 여성들이 큰 피해를 봤다는 뉴스를 보고 남성들에게 보복하고자 글을 올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글이 올라온 후 경찰은 기동대와 지역경찰관 다수를 서현역 안팎에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경찰은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 일대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인파 밀집 지역에 경찰특공대와 장갑차 등을 배치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기 하남경찰서도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상대로 흉기 난동을 예고한 글을 올린 20대 B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B씨는 지난 8일 오후 1시15분쯤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 “서울숲역 ○○엔터테인먼트 임직원만 골라 9명 죽이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이 회사 소속 걸그룹 멤버에게 팬심을 여러 차례 어필했으나 받아주지 않자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9일 오전 10시 기준 살인예고 글 게시자 3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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