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경로 태풍 카눈, 10일 한반도 상륙·관통

김보성 2023. 8. 9.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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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호 태풍 카눈이 진로를 틀어 북상하면서 전국이 영향권에 들어가겠다.

기상청의 예보대로라면 남해안에서 수도권까지 한반도를 관통하는 사상 첫 태풍이 될 전망이다.

9일 오전 9시 발표한 기상청의 태풍통보문을 보면 카눈은 현재 제주도 서귀포 남동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12㎞ 속도로 북서진 중이다.

카눈 북상으로 기상청은 남해동부 먼바다 등에 태풍경보를, 동해남부 남쪽 먼바다에 태풍주의보를 발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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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40㎧ 강풍, 600㎜ 폭우 예보... 기상청 "피해 우려, 철저 대비해야"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9일 오전 기준 태풍 카눈의 이동 경로
ⓒ 기상청
 
6호 태풍 카눈이 진로를 틀어 북상하면서 전국이 영향권에 들어가겠다. 기상청의 예보대로라면 남해안에서 수도권까지 한반도를 관통하는 사상 첫 태풍이 될 전망이다. 이미 태풍의 경로에 있는 일본 규슈 지방에는 초속 40m의 강풍과 많은 비가 내리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철저한 사전 대비"를 당부했다.

강도 '강' 카눈, 10일 오전 남해안으로 진입

9일 오전 9시 발표한 기상청의 태풍통보문을 보면 카눈은 현재 제주도 서귀포 남동쪽 약 360㎞ 부근 해상에서 12㎞ 속도로 북서진 중이다. 예상 경로는 다음 날 새벽 3시 통영 남쪽 120㎞ 부근 해상을 지나 이날 아침 남해안에 상륙해 세로로 한반도를 종단하는 시나리오다.

10일 새벽 카눈의 중심기압은 965헥토파스칼(hPa)로 강도 '강'을 유지하겠다. 최대풍속은 초속 37m로 폭풍·강풍 반경은 각각 340㎞, 120㎞에 달할 전망이다. 카눈은 내륙에 들어선 상황에서도 태풍의 힘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쯤 충북 청주 남동쪽 20㎞ 지점을 지날 카눈의 강도를 '중'으로 예측했다.

카눈 북상으로 기상청은 남해동부 먼바다 등에 태풍경보를, 동해남부 남쪽 먼바다에 태풍주의보를 발효했다. 부산과 울산, 경상남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빗줄기도 점차 굵어지겠다. 현재 부울경에는 시간당 10㎜ 안팎의 비가 내리고 있고, 오후에는 전국으로 점차 확대되겠다.

카눈 상륙으로 11일까지 각 지역에 40~60㎜의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강원영동 등은 곳에 따라 10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집중될 수 있다. 남해안 경상권과 동해안 등에는 최대순간풍속 40㎧의 강한 바람이 불겠고, 서울 포함한 수도권 북부, 영서 북부에도 최대풍속이 15~20㎧에 달하겠다.
 
 9일 오전 기준 6호 태풍 카눈의 모습. 천리안위성이 담은 위성 사진이다.
ⓒ 기상청
카눈의 영향을 엿볼 수 있는 건 현재 영향권에 들어간 일본의 상황이다. 태풍의 길목에 있는 일본 규슈에서는 기록적 바람과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NHK는 가고시마현 마쿠라자키시에서 초속 41.8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고, 미야자키현 미사토정에는 1시간 동안 53㎜의 폭우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카눈이 한반도를 비껴가는 등 이동 경로가 달라질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하루 전만 해도 각국 수치 모델별 동서간 변동성은 700㎞에 달했지만, 상륙 시점 기준 차이는 70㎞로 크게 줄었다. 여러 개의 분석을 합친 앙상블 예측모델의 모의 경로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기상청 분석 결과 한반도 남해안으로 들어와 북한까지 바로 올라가는 형태의 태풍은 과거 전례가 없다. 박정민 예보분석관은 "카눈과 같은 태풍을 찾지 못했다. 이례적인 경로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우진규 통보관도 "국제태풍기구에서 재분석한 1951년부터 자료를 봤지만, 남해안에서 상륙해 북쪽으로 직진하며 내륙을 관통하는 경로는 공식적으로는 없다"고 덧붙였다.

태풍 피해 가능성에 각별한 주의를 강조한 기상청은 "내일 11시 수시 브리핑을 통해 추가 상황을 설명하겠다"라고 밝혔다. 기상청의 이러한 예보에 정부는 긴장감을 유지하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3단계를 가동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태풍 상황을 실시간 보고받는 등 비상근무에 나설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태풍 '카눈' 대비 긴급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8.8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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