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콘서트 BTS 차출?... 민주당, "공권력 갑질" 지적
[곽우신, 박소희, 남소연 기자]
"아무래도 BTS가 갖고 있는 또 위상이 있잖느냐." - 성일종 국민의힘 국회의원
"잼버리 참사적 대외 실패를 BTS로 무마하려는 속셈인가?"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파행을 겪은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결국 폐영식과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장소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으로 옮긴 가운데, 집권여당 국회의원의 방탄소년단(BTS) 출연 요청 발언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군 복무 중인 BTS 멤버(진, 제이홉)를 차출해 이른바 '완전체' 공연을 볼 수 있도록 국방부에 공개적으로 요청했다(관련 기사: 결국 잼버리에 BTS 소환? 성일종 "국방부, 복무중 멤버 참여 지원해야"). 성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이다. 그러자 'BTS를 동원하는 거냐'라며 팬덤을 중심으로 한 여론의 비판이 불거졌고, 여기에 당 안팎의 비판 역시 가중되고 있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남소연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3선, 서울 마포을)은 9일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주요 포털에 올라온 관련 기사의 헤드라인들을 인용한 후 "윤석열 정권이 잼버리 참사적 대외 실패를 BTS로 무마하려고 했던 속셈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것이 반국가주의적·독재적 발상이고 공권력 갑질"이라며 "BTS가 봉인가?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를 한낱 동원부대쯤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공산당식·독재정권식 발상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위대한 BTS를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시라"라며 "강력하게 경고한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강타할 기세로 북상하고 있다. 이 와중에 잼버리 K-팝 공연을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열 계획이라고 한다"라며 "태풍이 오면 하려던 공연도 취소하는데, 예정에 없던 상암 공연을 급조했는데, 더 큰 안전사고 날 수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상암 공연을 취소하는 건 어떨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시기 바란다"라고 제안하며 "안전문제는 늦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더 낫다고 하지를 않느냐? 태풍 강타에 아무래도 대형 야외공연은 무리인 것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이형석 의원(초선, 광주 북구을) 역시 전날(8일)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부의 무능으로 인한 잼버리 폭망을 군복무중인 BTS에게 수습하라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윤석열 정부의 무능으로 전세계에서 한국을 찾은 청소년들이 소중한 추억을 만들 기회를 빼앗겼고, 전세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성일종 "BTS 군 면제하자라고 했던 의원이 바로 나"
▲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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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인 성일종 의원은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기존의 주장을 철회하지는 않았다. 성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BTS는 대한민국의 보배"라며 "한류를 전 세계에 아주 수준 높게 이끌고 있는 대한민국의 문화의 최첨병에 서 있는 최고의 아티스트들"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행사가 조금 매끄럽지 않았고 또 태풍으로 인해서 공연을 현지에서 할 수가 없게 되니까 서울로 옮긴 건데, 아무래도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K-팝 공연 아니겠느냐?"라고 이야기했다.
성 의원은 "'한국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 잊지 못할 이런 자산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요청을 한 건데, 아마 아미(ARMY)들이 그런 오해를 하시는 것 같다"라며 "'군대 보낼 때는 언제고 또 이러한 잼버리 대회에서 문제가 나오니까 수습을 BTS 보고 하라고 하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섭섭해 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BTS의 병역면제에 대해서 20대, 21대 법안을 내고 군을 면제하자라고 했던 의원이 바로 제가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BTS 팬덤 사이의 비판 여론은 군 입대와 관련돼 있는데, 본인은 오히려 BTS의 병역면제를 주장했다는 취지다. 그는 당시 국회 상임위원회 논의 당시를 회고하며 "이런 세계적인 행사에 또 대한민국을 찾은 스카우트 대원들에 대해서 혹시 (군 복무 중인 BTS 멤버들의 출연이) 가능한지를 검토해서 필요하면 내보냈으면 좋겠다"라고도 반복했다.
성 의원은 "아티스트들이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완전체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서로 함께 논의해 볼 필요성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무래도 BTS가 갖고 있는 또 위상이 있잖느냐"라며 "다른 K-팝 스타들도 훌륭한데 예를 들면 음악에 대한 장르나 또 색깔들이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까, 또 BTS는 또 BTS대로 잘하는 대비돼서 더 열광하는 부분이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많은 K-팝 아티스트 중에서도 BTS의 출연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맥락이다.
국방부는 이런 요청에 대해 부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소속사와 논의할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성 의원은 "(실제로 국방부가 소속사와) 논의를 했는지까지는 제가 확인을 안 했다"라며 "(내가) 국방위원이기 때문에 이런 의견들을 내면 정부가 그 의견들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가능성도 타진할 수 있는 것은 정부"라고 말했다.
▲ 지난 8일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상암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 새만금 잼버리의 K-팝 공연이 오는 11일 오후 7시 이곳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폐영식도 같은 곳에서 공연에 앞서 진행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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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 나선 안철수 의원은, 진행자가 BTS와 K팝 콘서트와 관련해 질문하자 "11일이면 모레 아닌가? 그런데 4만 명 이상이 이렇게 대형으로 공연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이틀 만에는 이거는 거의 좀 무리"라고 에둘러 비판했다(관련 기사: 안철수 "잼버리 책임 가장 큰 장관 해임해야").
안 의원은 "거기에다가 사고 우려도 있지 않은가? 태풍이 불 수도 있지 않느냐?"라며 "그래서 저는 잼버리 대원들 안전 최우선으로 하고, 그다음에 어떤 K-팝 스타보다는 잼버리 대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그런 문화 행사나 학생 교류 행사"를 제안했다. "가능하면 한곳에 다 모으는 것보다는 희망자에 따라서 여러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좀 분산시키는 그런 방법들도 저는 지금 강구를 했으면 한다"라며 K-팝 아티스트를 무대에 세우는 행사 자체가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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