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공직자 셀프 수사 방지 가이드라인 마련

공직자의 셀프 수사·감사·조사 등 이해충돌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9일 오전 공직자의 셀프 수사·감사·조사 등 이해충돌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공기관에 안내했다고 밝혔다.[이미지출처=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사적이해관계자 신고·회피 의무 관련 공직자의 셀프 수사·감사·조사 등 이해충돌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1만7000여개 공공기관에 안내했다고 9일 밝혔다.

이해충돌방지법 제5조는 공직자의 직무 수행 중 직무관련자가 사적이해관계자인 경우 그 사실을 신고하고 회피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또 공직자는 신고·회피 의무가 없어도 친분 등으로 공정한 직무수행이 우려되는 경우 스스로 회피 신청을 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은 지난 5월과 7월 수사·감사·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12개 관계기관의 이해충돌방지담당관이 참여하는 협의회의 논의를 토대로 마련됐다. 주요 내용으로는 자신 또는 자신의 가족 등 사적이해관계자가 신고·고소·고발인, 피신고·피고소·피고발인인 사건을 담당해 조사할 수 없다.

특히 중앙부처 장관이 자신 또는 자신의 가족이 외청에서 조사받는 경우, 해당 조사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한다면 사적이해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수행하는 것으로 장관에게는 신고·회피 의무가 발생한다. 즉, 직무관련자가 아님이 명백하지 않는 한 장관은 외청에 대해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이 있으므로 사적이해관계자가 외청에서 조사받는 경우 기관의 이해충돌방지담당관에게 사적이해관계자 신고·회피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공직자는 자신이 사적으로 고소·고발한 대상을 업무상 조사하게 되는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고 유·무형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해당 직무에서 회피해야 한다.

반면 공직자로부터 조사받던 사람이 조사 내용에 불만을 제기하며 공직자에 대해 고소·고발·진정 등을 제기한 경우엔 다르다. 공직자가 해당 사건을 조사함으로써 직접적 이익·불이익을 받는 직무관련자가 되는 것이 아니므로 공직자에게 신고·회피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공직자가 자신의 직무에서 회피한다는 것은 해당 직무와 관련해 결정 방향, 내용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공직자는 회피한 직무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를 하는 등 관여해서는 안 되며,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부수적인 업무에 대해서도 일체 회피해야 한다. 이러한 회피 의무는 사건이 종결되는 등 해당 직무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지속된다. 공직자는 소속 기관장의 조치가 있고 난 뒤 자신의 신고·회피 신청을 철회할 수 없다.

정승윤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이해충돌방지법은 부패행위로 이어지기 쉬운 이해충돌 상황에서 공직자의 사익 추구를 금지하는 실효적인 부패통제 장치"라며 "이해충돌방지법을 적용받는 200만 명의 공직자가 법을 이해하고 의무를 이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국민권익위는 명확한 해석 기준 정립과 효율적인 제도 운영 기반 마련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