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손흥민만 왜…바르사 원정까지 동행하고도 벤치만 지켰다

김명석 2023. 8. 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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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로메로 등은 런던 잔류 후 휴식
토트넘은 바르셀로나에 2-4 역전패
워밍업 중인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
9일 바르셀로나 원정 친선경기를 앞두고 워밍업 중인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
아쉬워하고 있는 토트넘 히샬리송. 사진=게티이미지

토트넘이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바르셀로나(스페인) 원정에서 쓰라린 충격패를 당했다. 원정길에 동행한 손흥민은 경기에 출전하진 않고 팀의 패배를 지켜봤다. 그런데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로메로 등 다른 핵심 선수들은 아예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았다. 주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을 준비하는 차원이었는데, 핵심 선수들 가운데 바르셀로나 원정길까지 동행한 건 손흥민이 사실상 유일했다.

손흥민은 9일 오전 3시(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피크 유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트로페오 호안 감페르에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라운드를 밟진 않았다. 이 경기는 바르셀로나 구단 설립자인 감페르를 기리는 친선경기이자, 토트넘의 프리시즌 마지막 친선경기였다.

토트넘은 이날 히샬리송을 필두로 이반 페리시치, 지오바니 로 셀소, 마노르 솔로몬을 2선에 두는 4-2-3-1 전형을 가동했다. 이브 비수마와 올리버 스킵이 중원을 지켰고, 세르히오 레길론과 다빈손 산체스, 에릭 다이어, 페드로 포로가 수비라인에 섰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전반적으로 무게감이 크게 떨어지는 선발 라인업이었다. 

불과 사흘 전 안방에서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 친선경기를 치른 데다, 바르셀로나전 이후 나흘 뒤 브렌트퍼드와 EPL 개막전이 예정됐던 만큼 로테이션의 가동은 예견된 일이었다. 비교적 일정상 여유가 있었던 데다 친선경기의 성격을 감안해 주축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세운 바르셀로나와는 분명 상황이 달랐다.

바르셀로나전 토트넘 선발 라인업. 사진=토트넘 SNS
볼 경합 중인 토트넘 지오바니 로 셀소(왼쪽)와 알렉스 발데. 사진=게티이미지
바르셀로나 골키퍼 이냐키 페냐(오른쪽)와 토트넘 이반 페리시치. 사진=게티이미지

문제는 팀 내 핵심 자원들 가운데 사실상 손흥민만 굳이 이번 원정길에 동행했다는 점이었다. 실제 이날 벤치에 앉은 1군 선수들은 손흥민과 이메르송 로얄, 벤 데이비스, 파페 마타르 사르, 제드 스펜스 정도였다. 교체로는 2004년생인 알피 데바인과 데인 스칼렛을 비롯해 각각 2000년·2002년생인 스펜스와 사르 등 어린 선수들만 나섰다. 선발로 내세운 로테이션 폭만큼이나 교체로 나선 선수들의 면면도 무게감이 떨어졌다.

반면 케인은 물론 데얀 쿨루셉스키, 제임스 매디슨,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크리스티안 로메로, 데스티니 우도지 등은 아예 바르셀로나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았다. 케인을 필두로 손흥민과 매디슨, 쿨루셉스키는 사흘 전 샤흐타르전에 선발로 나섰던 라인업이자 이번 시즌 토트넘의 주축을 이룰 공격진인데, 이들 가운데 손흥민만 원정길에 동행했을 뿐 나머지는 영국 런던에 남아 휴식을 취한 것이다.

영국 풋볼런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샤흐타르전에서 선발로 나섰던 선수 가운데 비카리오만 유일하게 바르셀로나전에도 선발로 내세웠다. EPL 개막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브렌트퍼드전에 상당히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케인, 로메로, 쿨루셉스키 등이 스페인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은 이유다. 브렌트퍼드전을 준비하기 위해 런던에 남았다”고 전했다.

이같은 선택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 팀에 주전과 비주전조는 없다. 케인 등 다른 선수들은 경기 출전 시간을 주지 않을 생각이었던 만큼 굳이 여기(바르셀로나)까지 올 필요가 없어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오늘 집에 머물렀던 선수들은 내일 열심히 훈련할 것이다. 바르셀로나에 온 선수들도 조금이라도 훈련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사진=게티이미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동점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는 토트넘 올리버 스킵(오른쪽 두 번째). 사진=게티이미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9일 토트넘과 친선경기에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하는 순간. 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이 잠깐이라도 경기에 나섰다면 EPL 개막을 앞두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으로라도 해석할 수 있었겠지만, 정작 90분 내내 벤치만을 지키다 돌아온 건 고개를 갸웃할 만했다. 케인 등 다른 핵심 선수들처럼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시기, 사실상 무의미한 동행이었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손흥민이 벤치에서 지켜본 가운데 토트넘은 바르셀로나에 2-4 역전패를 당했다. 토트넘은 전반 3분 만에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게 선제골을 실점한 뒤 올리버 스킵의 연속골로 전반을 2-1로 앞선 채 마쳤다. 이후 후반 중반까지도 1골 차 리드를 지켰지만, 후반 36분 동점골 실점을 시작으로 후반 45분·추가시간 연속골을 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토트넘은 오는 13일 오후 10시 브렌트퍼드 원정길에 올라 EPL 개막전을 치른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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