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친구인 70대 노인 계획 살해…'현금 7만5000원' 훔쳐 달아나

항소심서도 무기징역 선고
1500만원 안 빌려주자 앙심
재판부 "유족 용서도 못 받아"

모친의 친구인 70대 노인을 살해한 뒤 현금까지 챙겨 달아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2-2형사부(오영상·박정훈·박성윤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4)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고, 잔혹하게 피해자를 살해했다"라며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라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8일 오후 4시 35분께 광주 서구 한 아파트에서 독신 노인인 B씨(75)를 흉기로 살해한 뒤 현금 7만5000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혼자 사는 노인인 B씨를 살해한 뒤 현금 7만5000원을 챙겨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어머니의 지인인 B씨로부터 과거 사업 자금을 빌린 적이 있다. 광고 회사를 운영하던 A씨는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또 B씨를 찾아가 1500만원을 빌리고자 했다.

그러나 B씨가 거절하자, A씨는 앙심을 품은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번 돈을 집에 보관한다는 말을 들은 뒤 A씨는 범행을 계획했다.

특히 A씨는 5차례에 걸쳐 범행 장소를 답사하고, 사건 발생 3시간 전 미리 준비한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였다.

비상계단을 통해 B씨 집 주변에 올라온 A씨는 복도에 숨어 B씨가 집에 돌아오길 기다렸고, 1시간께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집으로 들어가는 B씨를 흉기로 가격했다.

범행 당시 B씨는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A씨는 B씨를 살해했다. 이후 A씨는 범행 현장을 청소하고 집안 곳곳을 뒤져 현금 7만5000원을 챙겨 달아났다. A씨는 범행 직후 옷을 갈아입고, 여자친구가 사는 경기 안양시로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계획적으로 혼자 사는 고령 여성을 살해했고 범행 수법도 잔혹하다"라며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