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천룰' 혁신안 앞두고 초긴장…비명 "李, 물러나야"vs 친명 "혁신 옳다면 강행"

나주석 2023. 8. 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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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 10일 혁신안 발표 예고
동일지역 3선 이상 페널티 공천룰 가능성
친명, 비명 긴장감 고조

더불어민주당의 공천룰 등 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친명계와 비명계 간 대립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동일지역 다선 의원에 대한 페널티 강화까지 담길 예정으로, 당내에서는 ‘공천학살’까지 거론된다. 혁신위는 전날(8일) 늦은 밤까지 회의를 이어가며 혁신안 관련 작업을 조율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9일 본지와 통화에서 "10일 공천룰과 대의원제와 관련해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전날 밤에) 관련 논의를 포함해 다양한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도 회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혁신위는 다선 의원에 대해 공천 과정에서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과 대의원제 폐지 또는 권한 축소 등을 혁신안으로 제시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혁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 관계자는 "모든 이슈가 핵심적"이라면서 "공천 기준 등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다선 의원 페널티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혁신안이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혁신위 내 이견 등으로 인해 일단 발표 시가는 10일로 미뤄진 상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혁신위의 혁신안이 나오지도 않았지만 이미 당은 벌집을 쑤셔놓은 상태다. 혁신위가 공천룰을 손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비명계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비명계를 학살하려 한다는 게 핵심이다. 3선의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혁신위의 명단이 발표되자마자부터 그건 친명 일색의 혁신위다. 그거 가지고 하겠느냐고 하는 우려들이 있었다"며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실언 논란에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입장 표명을 안 하는 이유는 사과하는 순간 혁신위에 대해서 해체 등의 수순을 밟아가야 하는데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공천 제도를 손봐 비명계를 (공천 때) 학살하고 싶은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미 공천룰 당원투표를 거쳐 확정된 공천룰을 손보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 의원은 "원래 공천룰은 1년 전에 확정하게 되어 있다"며 "이에 맞춰 이개호 의원이 공천제도TF 단장을 맡아, 확정한 것인데 이걸 또다시 손 보든 게 맞냐"고 반박했다. 그는 "공천룰을 자꾸 손보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아마도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학살 밑작업으로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퇴진 목소리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 체제가 계속 유지되는 것을 가장 바라는 사람은 국민의힘"이라며 "이 대표가 그만 (당대표를) 내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가 낙점하는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도 불신을 드러내며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체제를 구성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친명계에서는 오히려 혁신안의 내용을 보자면서도, 혁신에 반발하는 세력이 기득권 세력이 아니겠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당 대변인을 맡은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누군가에게는 혁신이지만 누군가는 또 개악이 될 수도 있다"면서 "혁신의 출발은 기존의 정치권이 누려왔던 기득권과 병폐 현상이다. 새로운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혁신내용의 과감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혁신의 대상이 됐을 경우에는 그 피를 보게 되는 대상이기 때문에 항상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혁신의 방향이 옳으냐는 것이다. 혁신의 방향이 맞거나 시대의 요구가 있다고 하면 저는 국민들이 바라볼 때 이거 타당한 것 아니냐 그런 여론이 조성되지 않겠냐"고 부연했다. 혁신위의 혁신 방향이 국민과 당원 등의 지지를 얻는다면, 추진의 명분으로 충분하지 않냐는 것이다.

이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은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비명계의 공천학살 우려와 관련해 "혁신위가 그렇게 누구의 말을 따라서 하는 그런 혁신위라고는 보지 않는다"며 "혁신위는 혁신위 나름의 원칙과 기준을 두고 논의하고 제안을 하기 때문에 누구의 무슨 하명 혁신은 아니지 않냐. 과도한 오해"라고 말했다.

다만 분당 등 파국 등 가능성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신중하다. 이 의원은 혁신안과 관련해 "의원총회에서 다수결로 수용하자라고 한다면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이건 무리하다라고 하면 철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도 "혁신위가 공천 학살을 진행하는 기제를 제공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합리적으로 제안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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