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산업, 15조 규모로 키운다…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면제
펫푸드 특화 표시·영양 제도 마련
국가공인 훈련지도사 신설·동물보건사 확충
정부가 반려동물 연관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주식, 간식 등 기능 중심으로 펫푸드 분류체계를 개편하고 반려동물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국가공인 훈련지도사 신설과 동물보건사 확대를 추진한다. 또 훈련된 반려동물에게 제품의 기호와 상품성을 실증하는 '원-웰페어 밸리'를 조성해 고부가·신제품 개발을 유도하는 한편 오는 10월부턴 치료목적의 반려동물 진료·약제비 등도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진료비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을 발표했다.
글로벌 반려동물 시장 3720억달러·韓은 아직 초기 단계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 세계의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는 2022년 기준 3729억달러다. 2032년엔 7762억달러로 연평균 7.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약 7.6%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기업은 인수합병과 투자 등으로 전문화·규모화하며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펫푸드 교역량은 2016년 202억달러에서 2020년 343억달러로 연평균 14.2% 증가했다. 중국은 대(對)미국에 장난감과 고양이용 모래 등 펫용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개·고양이) 양육 가구는 2012년 364만가구에서 2022년 602만가구로, 양육 마릿수도 같은 기간 556만마리에서 799만마리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국내시장 규모는 8조원(2022년 기준)으로 세계시장의 1.6%에 불과하다. 내수시장 중심으로 성장 중인데 특히 펫푸드는 수입의존도가 53%(2021년 기준)로 높은 상황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반려동물 연관산업은 선진국형 산업으로 우리나라는 초기 발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며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을 통해 내수시장 활성화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해 수출 산업화하겠다"고 말했다.
펫푸드, 글로벌 스탠다드 부합한 제도로 개편
정부는 반려동물 연관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생산산·소비를 창출하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4대 주력산업 육성 ▲성장 인프라 구축 ▲수출 산업화 등 3대 추진 전략을 추진한다.
정부는 펫푸드 산업이 지금까지 제도적으로 가축용 사료와 함께 관리돼 성장이 지체되고, 원료의 등록·확보 등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가축용 사료와 구분되는 별도의 펫푸드 분류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선진국의 펫푸드 분류체계 조사·분석을 토대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내년엔 사료관리법 개정 등을 추진한다. 현재 단미사료, 배합사료, 보조사료인 사료 분류체계를 주식, 간식, 특수목적식으로 개선하는 식이다.
반려동물 식생활을 반영한 균형 잡힌 영양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반려동물은 사람처럼 다양한 음식 섭취가 어렵고, 오로지 반려인의 선택으로 급여되기에 영양기준을 충족하는 '완전식품' 개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는 10월에 '반려동물 영양 가이드라인 협의체'를 발족하고 내년엔 '영양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적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능성 펫푸드 등 제품 개발을 위해 수요가 큰 원료 조사 후, 안전성 등을 거쳐 활용 가능 원료로 설정하고 동물성 단백질 원료 공급망 확대 및 원료매입 등을 지원한다.
반려동물 진료비 부담완화…치료목적 등 100대 항목 부가가치세 면제
동물병원 의료서비스 수요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의료비 부담과 낮은 펫보험 가입률 등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오는 10월부턴 필수·보편적인 동물의료에 대한 부가가치세(10%)를 면세한다. 지금은 예방접종과 심장사상충약, 중성화수술, 병리학적 검사 등 예방 목적에 한정돼 있지만, 앞으론 다빈도 진료항목인 진찰과 투약 및 아토피성 피부염, 결막염 등도 부가가치세를 면세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동물의료업계에서는 금번 부가세 면제 대상 확대에 따라 부가세 면제 수준이 현재 40% 수준에서 90% 수준으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세진 농식품부 반려산업동물의료팀장은 "부가세 면제 범위가 확대 적용되면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진료비 부담이 상당히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진료비 부담 완화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동물의료계와 긴밀히 협조해 이행 점검 등 제도의 연착륙을 기하겠고"고 말했다.
펫보험 활성화도 꾀한다. 이를 위해 보험사 제휴 동물병원과 펫숍 등으로 판매 창구를 다양화하고, 간편 청구를 통해 가입자 편의·접근성 확대한다. 지난해 7만1896건의 펫보험이 계약됐는데 이는 전체 반려동물(개·고양이) 수의 0.89%에 불과하다.
또 기존의 획일적인 보장(보상 한도, 횟수) 상품을 반려동물 발달단계, 특성 등을 감안해 개선하고 합리적인 보험료의 신규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금융위원회와 함께 공동으로 다음 달 '펫보험 활성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진료항목 표준화 시기는 당초 2024년에서 올해 말까지로 앞당긴다. 동물병원별로 제각각 이뤄지는 진료 행위에 대해 질병명과 진료절차 등을 표준화하는 것으로 진료비 비교 기반 마련 및 진료비 편차 완화, 합리적 진료 행위 유도가 가능할 것으로 농식품부는 기대하고 있다.
국가공인 '개통령' 육성…반려동물 친화관광 추진
정부는 펫서비스 관련 인력을 확충하고 서비스 확산 환경 조성도 추진하기로 했다. 증가하는 반려동물 훈련·행동지도 수요에 대응해 2024년부터 매년 1500명 규모의 전문인력 육성 및 국가 자격제도를 도입한다. 농식품부는 올해 10~11월 행동지도사 자격제도에 대한 기본방안을 확정하고 내년 4월께 해당 시험이 시행되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 간호·진료보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물보건사(국가자격)를 확충하고, 양성기관 지정, 동물보건사 역할 확대 등 관련 제도 개선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반려동물 친화 관광을 추진하는 지자체를 지원하고 동반 여행 콘텐츠 확충에 나선다. 또 동물보호법 개정을 통해 동물장묘시설(화장, 봉안, 장례) 중 장례식장에 대한 입지 제한 규정을 완화하고 장묘업 통합정보시스템도 구축한다.
반려동물 기호 반영한 실증 통해 고부가 ·신제품 개발 촉진
해외에서는 반려동물 대상으로 기호 등을 실증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는 한국기업도 해당 인프라 수요가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실증과 창업 등의 기능을 갖춘 '원-웰페어 밸리' 조성을 추진한다. 잘 훈련된 반려동물을 양육하면서 개발 제품에 대한 기호성 등을 실증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고부가·신제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실증인프라를 매개로 보호·복지시설(동물보호센터·기질평가시설 등)과 산업시설(생산공장·물류시설 등), 연구·교육시설 등 민간투자 유치도 유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펫산업 벤처육성을 위해 내년에 100억원 규모로 반려동물 연관산업 특수 자펀드 신규 조성하고, 펫테크 등 우수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저리융자 자금지원도 확대한다. 또 기능성 펫푸드와 맞춤형 의약품·의료기기, 헬스케어 서비스 등과 관련된 16개 과제에 대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중장기적으론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중장기 투자 필요 분야를 발굴해 지원할 방침이다.
펫산업 수출 효자로…2032년까지 수출 1000만달러 이상 기업 20개 육성
정부는 베트남과 중국 등 신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며 수출 전략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수출 전략국가에 대한 시장조사 및 정보를 제공하고 오는 11월 열리는 '2023 대한민국식품대전'에 K-펫푸드관을 별도 신설해 바이어 매칭 등 판로개척도 지원한다.
수출지원체계도 구축한다. 올 하반기 부처별 지원 사업 연계 및 정보제공과 협력과제 발굴, 주기적 수출상황 점검 등을 위한 관계부처 '수출지원협의체'를 구성·운영하고 기업 간 정보 공유와 수출 공동 대응 네트워크 구성도 지원한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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