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사업장 안전 책임진다…켐토피아 "스마트밴드로 해결"

금보령 2023. 8. 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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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석사·보건학 박사 출신 박상희 대표
스마트밴드, 산업현장 재해 예방에 도움

안전보건환경 전문기업 켐토피아는 여름철 작업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열질환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스마트 밴드를 7일 출시했다. 스마트 밴드는 혈압, 심박수, 심전도, 피부 온도 및 산소포화도, 온열 환경에서의 체감온도 지표까지 확인 가능하다. 위성항법장치(GPS) 기반의 위치정보까지 제공해 고위험 작업에 투입되는 근로자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근로에 투입되는 노령자 등의 사고가 발생할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열사병이 포함돼 1년 사이 3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거나 1명이라도 사망자가 나오면 사업장이 처벌을 받게 된다는 점에서 산업현장 재해 예방에 도움을 주는 셈이다.

켐토피아가 지난 7일 출시한 스마트밴드와 이를 연동한 작업자 생체정보 모니터링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진 제공=켐토피아]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켐토피아는 2002년 화학물질 및 환경컨설팅 회사로 출발했다. 화학 학·석사, 보건학 박사 출신의 박상희 대표는 1997년부터 2002년까지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화학물질 심사단 심사위원으로 일하다 창업을 결심했다. 기업들이 화학물질에 관해 물어보면 독성이 들어 있는지,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을 알려주는 역할이었다. 박 대표는 "미국이나 유럽 회사들이 론칭하려는 화학물질은 엄청난 투자로 만든 것이어서 한국이나 아시아에 들여올 때 전문가를 찾는다. 화학물질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 나와 연결이 됐다"고 말했다. 켐토피아는 22만 종의 화학물질 규제 및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고 있다.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확인하다 보니 자연스레 작업환경의 안전환경보건에도 눈길이 갔다. 3년 전부터는 드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스마트 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했다. 드론은 지상시료 및 고공시료를 채취하고 분석해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대기 오염물질 등을 관리할 수 있다. 지난 6월 출시한 모바일 TBM(Tool Box Meeting) 서비스도 현장 안전에 집중한 결과물이다. 현장 작업 전 안전책임자와 근로자가 유해 위험작업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해 공유하면 근로자가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박 대표는 "사람이 잘살면 안전을 넘어 보건인데 우리나라가 잘살게 되면서 안전보건에 신경을 쓰는 때가 된 것"이라며 "불가피하게 스마트 서비스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대표는 "예전에는 최고경영자(CEO)가 안전을 언급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이제는 안전을 말한다는 점에서 법이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보고, 이제 의식이 전환되고 있다"며 "사람 생명보다 귀한 것은 없기 때문에 기업에서 안전환경보건은 꼭 챙겨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희 켐토피아 대표

다만 정부에 따라 바뀌는 기준은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았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규제가 달라져서 해외기업들이 '진짜 시행하는 것이 맞냐'고 물어볼 정도다. 규제 준비를 다 마쳐놓고도 연기되는 경우도 있었다. 현 정부 또한 화관법, 화평법 등을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킬러 규제'로 분류해둔 상황이다. 이에 박 대표는 "법을 처음 만들 때 논리가 바뀐 것도 없는데 계속 달라져 일관성이 없다"며 "안전환경보건은 정치 논리로 풀 것이 아니라 예외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켐토피아의 중장기 목표는 '상장'이다. 2002년 어머니 집의 방 한 칸을 빌려 직원 한 명과 사무실을 열었던 켐토피아는 직원 수가 100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7억원. 박 대표는 "컨설팅 회사로서 IT를 접목한 유일한 회사이기 때문에 도메인 지식을 기반으로 솔루션을 개발하고, 스마트 서비스까지 가려는 것이 켐토피아가 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며 "성과를 내야겠지만 3년 내 상장을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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