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술, 男이 더 찾았다"…호신용품 구매 남성 263% 급증

이우림 2023. 8.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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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서현역 칼부림 사건 이후 호신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호신술 무술로 알려진 '크라브마가'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뉴스1

“기존 회원이 40명이었는데 최근 일주일 사이에 20명이 신규로 등록했어요. 문의 전화도 빗발칩니다.”

서울 강서구에서 20년째 호신술센터를 운영 중인 전성용(49) 한국아르니스협회 회장은 서울 신림역과 분당 서현역에서 일어난 ‘묻지 마 흉기 난동’ 이후 회원이 5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하루에 1~2통 올까 말까 했던 문의 전화는 매일 20통 넘게 쏟아지고 있다. 일반 개개인뿐 아니라 기관단체에서 집단 호신술 교육이 가능한지 문의가 온다고 했다. 전 회장은 “예전에도 종종 무차별 범죄가 벌어졌지만, 사람들이 이렇게 단기간에 행동으로 나선 건 처음이다. 다들 충격을 많이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무차별 공격에 호신술 배우려는 남성↑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남성 회원 수 증가다. 전 회장은 “여성 회원은 예전부터 꾸준히 있었는데 근 한 주간은 여성보다 남성들이 더 많이 찾아왔다. 최근 일어난 범죄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다 보니 우려가 커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센터에선 주로 맨손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이나 가방·책 등 주변에 있는 도구를 사용해 공격을 막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태권도장에도 무차별 공격에 대비해 호신술을 가르쳐줄 수 있냐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성남에서 태권도장을 운영 중인 한 관장은 “회원 중 초·중·고교생이 많은데 칼부림 사건 이후 위급 시 상대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 있냐는 부모들의 요청이 많이 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단봉부터 호신용 스프레이까지 주문↑


서울 구로구 금융안전관리공사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가스총 등 호신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뉴스1
온라인 쇼핑몰에선 호신용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대폭 늘었다.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서현역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1)씨는 얼마 전 소셜커머스에서 1만7000원을 주고 삼단봉을 구매했다. 김씨는 “실제 상황에서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위급 시 뭐라도 막을 게 있어야 할 것 같아 주문했다”라고 말했다.

11번가에 따르면 신림동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12일간 호신용품 거래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202%, 직전 주(7월 9∼21일) 대비 224% 증가했다. 여성 주문자는 168%, 남성 주문자는 263% 늘었다. 지난 7일 기준 네이버 쇼핑 트렌드 차트 톱10에는 호신용품(2위)을 비롯해 호신용 스프레이(3위), 삼단봉(4위), 전기충격기(7위)가 이름을 올렸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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