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양 ‘총력전’ 펼친 제약바이오界…“나무 말고 숲을 봐야” [기자수첩-산업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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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 업계는 '주주가치 제고', 즉 주가 부양을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반기에만 10곳이 넘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소각 등 보편적인 방법은 물론 이례적인 중간배당, 무상증자도 단행하면서 주주 달래기에 열을 올렸다.
이에 투자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자사주 매입 등 소모적이지만 확실한 주가부양책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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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심 ‘단기성과’ 집중 경향 짙어 “아쉬워”
올해 상반기 제약바이오 업계는 ‘주주가치 제고’, 즉 주가 부양을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반기에만 10곳이 넘는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소각 등 보편적인 방법은 물론 이례적인 중간배당, 무상증자도 단행하면서 주주 달래기에 열을 올렸다.
셀트리온의 경우 계열사까지 합하면 수천억원대의 자사주 매입이 진행됐다. 셀트리온은 올해만 4차례 자사주 취득을 진행했다. 지난 2월, 3월, 6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합해 총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이다.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총 3차례 자사주 취득을 진행했는데 이 역시 750억원 규모에 육박한다.
업계 매출 1위에 빛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주가 부양에 나선 바 있다. 다만 회사 차원은 아니고 품질운영센터장을 맡고 있는 샘 맥아워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이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7억6000만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했다. 제약 업계 부동의 매출 1위인 유한양행에서도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 총괄 사장이 지난달 300주 장내 매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기업들이 이러한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업계 전반에 걸쳐 이뤄지는 ‘투심 악화’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지난해 경기 불황 속에서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신약 개발 면에서도 성과를 보이는 등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할 만한 요인들이 많이 발생했지만 ‘엔데믹’과 함께 업계 관심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의 눈길 역시 거둬졌다.
이에 투자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자사주 매입 등 소모적이지만 확실한 주가부양책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약개발 등을 위해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상장사 기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는 방침에서다.
다만 일부 업계 원로들은 업계의 이러한 투자 환경이 근본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9%의 확률을 뚫어야하는 신약개발이라는 사업의 특성상 성과가 10년, 길게는 20년까지도 지켜봐야 하는데 국내 제약바이오 투자 환경은 너무 ‘단기 성과’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투심 악화 역시 엔데믹 이후 2,3년 내에는 팬데믹 당시와 같은 성과가 나오지 않겠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물론 주주들의 다급함과 속상함도 십분 이해하는 바다. ‘이익’을 위해 피 같은 돈을 회사에 투자했는데 계속되는 임상 실패 소식과 나날이 떨어지는 주가 그래프를 보면 이익은커녕 손해를 보진 않을까 하는 다급함에 제약바이오 업계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피어오르기도 할 것이다.
다만 주주는 말 그대로 주주(株主), 회사의 나무 뿌리, 근간의 주인으로서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내 나무의 더딘 성장을 속상해 하지 말고, 지속적인 관심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라는 숲이 무럭무럭 커나갈 수 있도록 지지하는 든든한 ‘주인’이 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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