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신재생 에너지 시대… ‘전력 반도체’ 폭발성장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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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력 반도체는 모바일 기기는 물론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 설비에 핵심 부품이다.
현재 전력 반도체 시장은 미국과 유럽·일본 업체들이 주도한다.
9일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30년에 세계 전력 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369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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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전력 반도체는 모바일 기기는 물론 전기차와 신재생 에너지 설비에 핵심 부품이다. 전기차의 전력 변환·충전 장치,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에 들어가는 전력 변환 모듈 등을 중심으로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화합물을 소재로 사용한 차세대 ‘전류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현재 전력 반도체 시장은 미국과 유럽·일본 업체들이 주도한다. 삼성, SK 등 한국 기업들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화합물 반도체 생산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9일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오는 2030년에 세계 전력 반도체 시장의 규모는 369억8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238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고, 올해는 258억1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세계 전력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308억 달러에서 2026년 384억 달러로 확대된다고 추정했다.
전력 반도체 수요 증가는 고효율·고성능에 대한 ‘필요’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전력 반도체 소재의 대세는 규소(Si·실리콘)다. 저렴하고 다루기 쉽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 다만 전기차, 신재생 에너지 설비, 고속 무선충전 등의 고온·고전압 상황에서는 한계를 보인다.
이 때문에 질화갈륨(GaN)·탄화규소(SiC·실리콘카바이드) 등 2가지 이상의 원소를 결합한 화합물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신소재 화합물로 만든 반도체는 실리콘과 비교해 전력 소비가 적고 발열은 낮다.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고, 신호 처리 속도도 우수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두께도 10분의 1 수준으로 작다.
이 가운데 탄화규소 반도체는 실리콘 대비 전력 손실이 30% 적으며, 수백도의 고온에서 버틸 수 있다. 견딜 수 있는 전압 최대치는 10배 높다. 효율적인 전력 관리와 고전압 환경이 필수인 신재생 에너지 설비, 전기차에 이미 사용되고 있다. 테슬라는 2018년 모델3에 탄화규소 반도체를 도입했다. 현대차, BMW 등도 사용 중이다.
질화갈륨 반도체는 실리콘보다 전력 손실이 75%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호 처리 속도가 빨라 고주파 환경에서 높은 효율을 보인다. 고속 무선충전, RF 통신, 5G 등 이동통신 기지국 전력증폭기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추세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2억7500만 달러 규모인 탄화규소 반도체 시장이 2026년 53억2800만 달러까지 확장한다고 관측한다. 질화갈륨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2억9200만 달러에서 2026년 17억6800만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이 뜨거워지자 정부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54%)과 미국(28%), 일본(13%)이 나눠 갖고 있는 전력 반도체 시장에 한국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화합물 반도체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7% 성장한다고 보고, 지난 3월에 ‘3대 유망 반도체 기술 분야’ 중 하나로 지정했다. 지난 7월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내년부터 2028년까지 1384억6000만원을 기술 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
기업들도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2025년부터 질화갈륨 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SK는 지난해 인수한 SK파워텍을 통해 탄화규소 반도체 양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SK실트론은 2019년 미국 듀폰의 탄화규소 웨이퍼 사업을 인수한 뒤, 2025년까지 약 8200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확장할 계획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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