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외국인 선수들의 잇따른 음주운전…상처는 오롯이 구단과 팬의 몫

김희웅 2023. 8. 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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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라스.(사진=프로축구연맹)
외국인 선수들의 음주운전 사례가 늘고 있다. 과오를 저지른 선수는 계약을 해지하면 그만이지만, 상처는 구단과 팬이 받는다. 

지난 7일 수원FC 공격수 라스가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4월 FC안양 소속이었던 조나탄 모야(하이데라바드FC)가 음주운전 후 K리그를 떠난 지 넉 달만의 일이다. “재발하는 사례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는 수원FC는 라스와 계약 해지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외국인 선수 셋이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 외국인 선수를 가까이서 지원하는 한 구단 관계자는 “문화 차이가 정말 크다. 외국인 선수들은 운전하면서 핸드폰을 만지거나 사진·영상을 찍는 일도 빈번하다. 법규, 규정 등에 관한 인식이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 이런 것에서 오는 무지함도 큰 원인인 것 같다”며 “직장에서도 업무가 끝나면 직원들을 컨트롤할 수 없지 않은가. (현재로서는) 지속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 주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음주운전을 해도 한국을 떠나 새 팀을 찾으면 그만이다. 실제 2022시즌에는 전북 현대에서 활약하던 쿠니모토(조호르 다룰 탁짐)가 음주운전으로 전북과 계약을 해지한 후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1부) 무대를 밟았다. 조나탄 역시 안양과 결별 후 고국 코스타리카로 돌아가 친정팀에서 훈련했다. 이후 인도 슈퍼리그에 진출했다. 이를 두고 외국인 선수들이 더 좋은 조건의 팀으로 이적하기 위해 일부러 음주운전을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조나탄 모야.(사진=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에서 활약했던 쿠니모토.(사진=프로축구연맹)
한 축구계 관계자는 “선수는 떠나면 그만이지만, 상처는 남겨진 팬들의 몫”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라스도 어렵지 않게 새 팀을 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선수의 잘못으로 피해와 상처는 구단과 팬이 감내해야 한다. 

라스는 올 시즌 K리그1 22경기에 나서 9골 5도움을 기록, 수원FC 득점·도움 부문 1위를 차지할 만치 영향력이 크다. 1부 리그 12개 팀 중 10위인 수원FC는 강등권 탈출에 사력을 다해야 할 시점에 간판 골잡이가 빠지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여름 이적시장이 닫혀 전력 선수 보강도 할 수 없다. 구단 이미지에도 금이 갔다. 오로지 라스의 퍼포먼스에 반해 응원하던 팬들은 극심한 배신감을 느낄 만한 실정이다. 

음주운전에 관한 외국인 선수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게 급선무다. 아울러 선수의 잘못으로 계약을 해지한 뒤 손쉽게 팀을 옮기는 것을 제어할 만한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조나탄 사례 등 악용될 여지가 있다고 인지하고 있고, 이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이적을 막는)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 정도만 주고받았다”고 했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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