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웹툰 서비스 종료에…“허탈하고 복잡해”

안세진 2023. 8. 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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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론칭 '만화경'...내년 5월 서비스 종료
우아한형제들 “시장 창출기회 제한적 판단”
업계, 포스트 코로나 경영부담 해소 위한 결정
"창업자 김봉진 전 의장 사임 영향 있었을 것"
우아한형제들

“이제 사업이 안정화되고 있는데 허탈하고 복잡한 마음이 크다”
“순차적으로 타부서 이전이 될 텐데 사내 비슷한 부서가 없어 이직을 할 수도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웹툰 서비스 만화경의 내년 5월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내부적인 아쉬움이 새어나오고 있다. 업계는 코로나 특수 이후 배달시장이 줄면서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콘텐츠 사업을 위주로 서비스 종료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또 창업자 김봉진 전 의장이 회사를 떠난 것과 영향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 전 의장에 의해 탄생한 우아한형제들은 그동안 ‘문앞으로 배달되는 일상의 행복’이라는 비전 아래 음식뿐만 아니라 웹툰,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 또한 배달해왔지만, 김 전 의장의 부재로 문화콘텐츠 사업이 축소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만화경 서비스, 내년 5월 종료...직원들 “허탈해”

9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이 서비스하는 웹툰 플랫폼 ‘만화경’이 내년 5월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최근 우아한형제들은 계약 작가들에게 계약종료, 조기해지 등의 내용이 담긴 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만화경은 지난 4년여 간 독립된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힘써왔지만 기존 과점 플랫폼의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시장 창출 기회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며 “만화경 서비스는 2024년 5월까지 유지되고 종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만화경은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2019년 8월 론칭한 웹툰 플랫폼 서비스다. 만화경은 ‘착한 웹툰’ 컨셉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일상 웹툰을 선보여 타 플랫폼과 차별성을 뒀다. 또한 연재 작가의 80%를 신진 작가로 영입해 젊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문화사업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 결과 작품 12개로 시작한 작은 사업은 지난해 8월 기준 작품 수 180개, 계약 작가 수 160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또한 만화경 앱은 지난해 12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200만·가입자 수 42만명을 돌파했고 월간 활성이용자수(MAU, 2022년 12월 기준)는 35만명에 달했다. 이중 70%가 1020세대인 것으로 알려져 장기적으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플랫폼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내년 5월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현재 만화경 직원들과 작가들도 업무 마무리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사업종료 시까지 연재할 것으로 전해진다. 

만화경 관계자는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많이 당황했다”며 “허탈하고 복잡한 마음이 컸지만 이미 회사에서 결정은 된 사안이기에 주어진 시간 안에 해오던 업무를 최대한 잘 마무리할 수 있게 정리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화경 직원들의 거취와 관련해 우아한형제들은 “부서 재배치를 우선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아한형제들이 하는 서비스에 웹툰 플랫폼 사업과 비슷한 결의 부서가 없는 만큼 다수의 직원 이직도 우려되고 있다.

또다른 만화경 관계자는 “일부 직원들은 순차적으로 다른 부서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웹툰 PD들은 기존에 우아한형제들이 해오던 사업 및 업무와 맞는 부분이 없다보니 그 과정에서 이직이 있거나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배민은 자사 웹툰 서비스인 만화경을 배민 어플리케이션 전면에 내세워 운영을 본격화했다. 우아한형제들

서비스 종료 이유는…경영부담? 창업자 부재?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경영 부담이 증가해 만화경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보고 있다. 배달 플랫폼이 한창 성장하던 코로나 특수 시기가 끝나고 관련 매출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음식서비스(음식배달) 온라인 거래액은 2조10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줄었다, 감소 폭은 2017년 이후로 가장 컸다.

일각에선 창업자 김봉진 전 의장의 부재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 전 의장이 회사에서 떠난 시점과 비슷하게 우아한형제들의 모회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이같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7월7일 창업 13년 만에 회사를 완전히 떠났다. 그는 지난 2020년 12월 회사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했지만 이후에도 2년 반 동안 의장직을 맡아왔다.

김 의장이 떠나기 전 만화경은 사업을 오히려 확장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지난해부터 우아한형제들은 다양한 수익화 방안을 검토하고 시도하고 있었다. 시장에서도 웹툰 플랫폼과 배달 플랫폼과의 연계로 사업 확장이 가능할지 주목하고 있었다.

지난 2월엔 유료 서비스 ‘콩’을 포함해 배달의민족 플랫폼 내에서 처음으로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배달의민족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도를 했다. 불과 3개월 전에는 개발자 등 핵심 분야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웹툰에 요식업 간접광고를 넣는 시도도 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당사가 영위하는 다양한 사업은 개별적인 사업목표와 성과, 시장 경쟁상황, 회사의 목표와 비전에 근거해 결정된다”며 “만화경 서비스 종료와 창업자 김봉진 전 의장 사임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웹툰 서비스는 종료하게 됐지만) 다양한 문화콘텐츠는 꾸준히 만들어나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로봇 판타지아라는 음원을 발표하고 배민 글림체를 제작, 무료로 배포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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