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초반 경쟁서 '승기'
수익률 최고 9%대…상품 편차 최소화
신한은행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 시행 이후 초반 시장 경쟁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하며 주도권 잡기에 성공했다. 안정성과 수익성 사이의 균형을 갖춘 상품 라인업이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서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은행권의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향후 성패를 결정지을 핵심은 상품 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9925억원으로 금융권 전체(1조1019억원)의 90.1%를 차지했다. 은행들이 전국적 영업망을 기반으로 고객을 적극 유치해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한 모습이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적립금을 자동 투자하는 제도다. 확정기여형과 개인형퇴직연금을 대상으로 한다. 그동안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원리금보장상품에만 투자한 이후 방치하면서 평균 1%대라는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디폴트옵션을 도입했고, 1년 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달 12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신한은행은 디폴트옵션 시장에서 가장 많은 고객 자금을 유치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확보한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3333억원으로 은행권은 물론 금융권 전체로도 최대였다. KB국민은행이 3118억원으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지만 ▲하나은행(1476억원) ▲NH농협은행(1203억원) ▲우리은행(636억원) 등과는 차이를 크게 벌린 상태다.
신한은행이 초반 경쟁에서 승기를 거머쥔 배경으로는 퇴직연금 특성에 부합한 상품 포트폴리오가 자리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디폴트옵션 상품군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위험도별 수익률 편차가 크지 않다. 여기에 더해 6~9%대의 안정적 수익률도 자랑하고 있다. 실제 신한은행의 '중위험 포트폴리오 1'의 6개월 수익률은 6.26%, '고위험 포트폴리오 1'의 경우 9.29%로 나타났다.
반면 신한은행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경우 상품 위험도별 수익률 편차가 크다. 국민은행의 '중위험 포트폴리오 2'의 6개월 수익률은 4.42%이지만, '고위험 포트폴리오 1'의 경우 14.16%로 크게 뛴다.
이는 고위험 상품에 편입된 타깃데이트펀드(TDF)의 빈티지(가입자가 목표로 하는 은퇴시점) 차이 때문이다. TDF는 퇴직연금 등 장기적립식 투자자를 대상으로 생애주기 관점에서 운용되는 상품이다. 빈티지를 설정해 연령이 늘어남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달리 가져간다. 예컨대 TDF의 빈티지가 높을수록 은퇴시기가 많이 남아 있다고 판단해 채권보다 주식 비중을 높게 구성한다.
시중은행들은 모두 고위험 상품에 주식혼합형 TDF를 편입해 운영하고 있다. 신한·하나·우리은행 등은 TDF 빈티지를 2040~2045 중심으로 구성한 반면 국민은행은 TDF2050~2055를 핵심으로 했다. 이에 최근 증시가 반짝 상승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주식 비중이 높은 국민은행의 고위험 상품 수익률이 덩달아 올라간 것이다.
다만 증시 변동성에 따라 하락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현재 국민은행의 고위험 상품 수익률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다. 퇴직연금은 노후 자금 형성을 위해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 만큼 안정적이면서도 중수익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에 앞으로도 퇴직연금 상품 포트폴리오에 따라 영업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노후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장기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과도한 위험 노출은 그만큼 손실 위험도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위험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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