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산업, 퍼펙트 스톰을 대비하자! [서진형의 부동산포커스]
최근 우리나라 부동산산업은 미분양, 고금리, PF대출부실, 부실시공 등 부정적 요소들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경제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성장률 예측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 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고, 더 암울한 것은 미래에도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점이다. 예전에 연 10% 이상 성장하던 시절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지만 한국의 성장률은 하락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성장의 하락에 부동산산업이 일조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부동산산업이 불황의 시대로 접어든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먼저 세계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인플레이션현상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하여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추가적인 금리인상도 불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인상률이 너무 높다. 결국 정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하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융시장의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금리상승은 부동산산업계에 직격탄이다.
자금조달금리의 인상은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고, 경영악화의 주요원인이 된다. 그리고 금리인상은 분양시장의 침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분양자는 대출을 받아 분양을 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수익율의 악화로 이어져 분양을 받지 않는다. 현재 아파트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않은 악성 미분양은 2021년 4월(9440가구) 이후 2023년 7월 현재 9399가구로 2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외에도 상업용 건물, 업무용빌딩,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거용 부동산은 주거용 아파트 미분양의 문제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주택 착공과 인허가 실적도 급감하고 있다. 주택 인허가실적은 30% 정도 감소하였고,착공실적은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사업대상의 감소는 부동산산업계의 전반적 침체를 가져온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PF대출부실의 문제도 심각하다.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이 급증하고, PF시장이 급랭한 가운데 발생한 경남은행 PF 횡령 사고 등은 부동산산업의 경영환경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에서 촉발된 이른바 ‘순살 아파트’(철근 없는 아파트) 사태도 부동산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상과 같은 불안요인이 반영되면서 부동산산업의 경영환경은 더 악화될 것이고, 단기적인 충격마다 업계의 위기감도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현 상황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퍼펙트 스톰’의 상황이라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퍼펙트 스톰은 프리랜서 기자이자 작가인 세바스찬 융거가 1991년 미국 동부 해안에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쓴 베스트셀러 ‘퍼펙트 스톰’에서 출발했다. 미국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에 미국 달러 가치의 하락, 유가 급등, 국제 곡물 가격 급등, 소비자물가상승 등이 겹치면서 경제적 용어로 진화하였다.
저자는 당시 태풍 허리케인 그레이스와 또 다른 두 개의 기상전선이 충돌하면서 전례가 없는 대형 폭풍이 만들어진 것을 보고 ‘완전한 폭풍’이라 칭하였다. 부동산산업계에 완전한 폭풍이 불어온다면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불어오는 태풍에 무방비로 당하기보다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결국 위기의 상황에서는 조직의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첫째, 조직의 사업구조 및 운영구조의 조정이다. 수익이 줄어들면 지출을 줄여야 한다. 수익이 없는 사업구조는 빠르게 정리하고, 부실사업구조에 소요되는 운영조직도 재조정하여야 한다. 둘째, 불필요한 자산의 매각을 통한 유동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필수적인 자산을 제외하고 불필요한 자산을 과감하게 매각하고, 유동성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하여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퍼펙트 스톰과 같은 상황을 극복해야만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 먼저 부동산산업계의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정부에서도 지원 가능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산업계가 다시 한번 성장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과정은 험난하겠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글/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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