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오목공원과 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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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목동 SBS 방송사 앞 오목공원은 박승진 조경가의 설계로 리노베이션 공사가 한창이다.
9월엔 잔디마당과 회랑(回廊)이, 늦가을엔 나머지 공간이 재개장한다.
회랑 아래 3개의 자그만 실내 공간에는 꽃과 책과 그림을 주제로 문화거점이 만들어지고, 나머지는 비워져 누구나 머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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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목동 SBS 방송사 앞 오목공원은 박승진 조경가의 설계로 리노베이션 공사가 한창이다. 9월엔 잔디마당과 회랑(回廊)이, 늦가을엔 나머지 공간이 재개장한다. 목동 중심에 위치한 가로세로 150m 정사각형 공원의 정중앙엔 1300㎡의 네모진 잔디마당이 조성되고 그 주위로 가로세로 52.8m, 높이 3.7m의 정사각형 회랑이 들어서는데, 폭 8.4m의 평평한 회랑 지붕 위로도 산책하고 조망한다. 회랑 아래 3개의 자그만 실내 공간에는 꽃과 책과 그림을 주제로 문화거점이 만들어지고, 나머지는 비워져 누구나 머물 수 있다.
현상설계 과정에서 이 회랑 디자인을 처음 봤을 때 미래공원의 퍼즐 한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이었다. 건축의 한 요소인 회랑이 공원의 주인공으로 변신해 폭염과 게릴라성 폭우에 맞서는 기후위기 시대의 안전공간이, 늘 머물며 즐기는 문화공간이, 새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전망대 겸 건강한 산책로가 된다. 회랑은 건물이나 정원 등을 둘러싼 통로지만 동시에 비와 햇볕을 피해 머무는 공간이며, 성격이 다른 두 공간을 가르는 경계지만 동시에 느슨히 섞이는 중립지대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는 함민복 시인의 시구가 떠오르는.
박승진 조경가는 많은 건축가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다.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용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나 조성룡 건축가가 재창조한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SOA가 설계한 통의동 브릭웰 등 많은 건축물에 그의 손길이 스몄다. 특히 브릭웰은 유서 깊은 통의동 백송터와 정교하게 직조된 벽돌건물 사이에 놓인 수수한 녹지가 깊은 존재감을 내뿜는다.
오목공원은 그의 이름을 앞세운 첫 공원프로젝트다. 아직 공사 중이지만 회랑을 중심으로 오래된 미래처럼 자연과 더불어 편안하다. 미래도시에는 어떤 공원이 요구될까 상상할 때마다 머무는 존재의 편안을 첫손으로 꼽는다. 오목공원 재개장을 기다리는 이유다.
온수진 양천구 공원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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