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 기술 천국’ 中, 부작용 속출하자 규제 도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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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양모씨는 2020년 9월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을 통해 온라인 쇼핑 사이트 이용자들의 얼굴 사진과 계정 정보를 구입했다.
안면인식 기술의 천국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얼굴 인증은 공공건물 출입, 모바일 결제, 스마트폰 잠금 해제 등 일상생활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이 무분별하게 쓰인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8일 '얼굴인식 기술 활용 안전관리 규정'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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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 잇따라
정부의 감시·통제는 계속될 듯
중국인 양모씨는 2020년 9월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을 통해 온라인 쇼핑 사이트 이용자들의 얼굴 사진과 계정 정보를 구입했다. 그는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이들의 얼굴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해당 쇼핑몰에 접속한 뒤 안면 인증 절차를 거쳐 휴대전화 번호, 결제 비밀번호, 배송지 등 기존 정보를 수정했다. ‘신분 도용’의 기초 작업을 끝낸 양씨는 값비싼 물건을 신용 결제로 구매한 뒤 되파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다. 덜미가 잡힌 양씨는 사기죄로 기소돼 지난해 2월 징역 3년에 벌금 6만 위안(1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안면인식 기술의 천국이라 불리는 중국에서 얼굴 인증은 공공건물 출입, 모바일 결제, 스마트폰 잠금 해제 등 일상생활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유명 관광지마다 방문객이 신분증을 제시하고 안면인식 기계에 얼굴을 내밀어 서로 일치하는지 확인돼야 입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범죄 용의자를 체포하고 헤어진 가족을 찾아주는 등 사법 및 공공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된다.
업무와 생활에 편의를 제공하지만 사생활 침해, 감시 강화, 정보 유출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얼굴은 지문, 홍채, 목소리 등 다른 생체 정보에 비해 노출이 잘 되고 수집하기가 쉬워 악용될 경우 부작용도 클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얼굴을 분석해 성격, 심리, 능력 등을 평가해준다며 안면 데이터를 수집하는 업체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안면인식 기술이 무분별하게 쓰인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8일 ‘얼굴인식 기술 활용 안전관리 규정’ 초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얼굴인식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를 명확히 해 개인 정보와 재산 권익을 보호하고 사회 질서와 공공 안전을 유지한다는 취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 규정은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개인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고 호텔 객실, 공중화장실 등의 장소에는 관련 장비를 설치하지 못하게 했다. 불과 몇 년 전 광둥성의 한 공중화장실에 얼굴을 인식해야 휴지가 나오는 장치가 설치돼 논란이 됐었다.
규정은 또 공공장소에서 수집된 얼굴 정보를 공개하거나 외부에 제공할 수 없고 공공안전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공공장소에서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하거나 1만명 이상의 정보를 저장하는 업체는 30일 이내에 현급 이상 인터넷 정보 부서에 제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이 당국의 무분별한 활용을 제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에서 안면인식 기술은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 봉쇄를 거치면서 한층 강화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고강도 봉쇄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을 때 시위 참가자들을 색출해 조사를 벌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징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공안으로부터 시위가 열린 날 무엇을 했는지 적어내라는 요구를 받았다. 공안이 시위 참가자들을 어떻게 찾아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WSJ는 중국 주요 도시에는 얼굴인식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CCTV가 설치돼 있고 공안은 영장 없이 개인의 스마트폰이나 SNS 계정에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이나 탈북자를 가려내는 데 이 기술이 활용되기도 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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