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성 목사의 하루 묵상] 폭염도 살아 있기에 느끼는 것

2023. 8. 9.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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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생명처럼 난해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생명의 이중성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생명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대추 한 알에 들어 있는 인고의 시간과 그 안에 스며있는 하나님의 생명 역사를 생각한다면 지금 숨 쉬고 있는 우리는 기적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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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생명처럼 난해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생명의 이중성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생명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생명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셨습니다. 지진 현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하려고 구슬땀을 흘리는 구조대원들, 밤을 새워가며 장시간 수술에 몰두하는 의료진, 늙으신 부모님이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서라도 하루라도 더 생존하길 바라는 자녀들의 모습이 눈물겹습니다.

그런가 하면 생명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짐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버티기 힘들어합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먹고 입고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힘듭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무거운 짐이라고 인식하는 이는 그 짐을 스스로 벗어버리는 선택을 합니다.

대부분 사람은 이 두 가지 극단의 사이에서 삽니다. 아슬아슬한 생명의 위기를 겪는 것도 아니고 생명이 짐스러워 포기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심장이 뛰는 게 당연하고 그 삶을 누리는 게 당연하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많은 이가 살아 있음이 주는 기쁨을 느끼며 사는 것은 아닙니다. 무덤덤하게 삽니다. 마치 오래 사용해서 늘어난 고무줄처럼 생명의 탄력을 잃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명에 팽팽한 긴장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 아내와 함께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45t 탱크로리가 3차로로 가던 우리를 들이받았습니다. 핸들을 꽉 잡았지만 차는 빙글빙글 돌다가 중앙분리대를 받으면서 거꾸로 멈춰 섰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3차로로 가던 차가 1차로에 거꾸로 서 있었습니다. 마침 1차로로 달려오는 차가 없어서 후속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차는 폐차됐습니다. 그런데 아내와 저는 머리털 하나 상하지 않았습니다. 다니엘을 사자 굴에서 지키시듯 저희 내외를 보호하셨습니다.

그날 이후 ‘살아 있음’의 의미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살아 있음은 가장 큰 감사의 이유입니다. 또 아직 할 일이 있어 세상에 남겨 두셨다고 생각하니 사명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우리가 핸들을 꽉 잡아도 인생의 핸들을 붙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깨달으니 살아 있음은 하나님을 느끼게 하는 신비이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극단적인 생명의 위기는 생명의 뒷면이 죽음임을 깨닫게 해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를 누리게 만들었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생명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생명을 힘들어하는 이들이 다른 이의 생명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생명 안에 들어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한다면 생명을 결코 가벼이 대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하나님께서는 유한한 생명을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지게 하십니다.

문득 장석주 선생의 ‘대추 한 알’이란 시의 일부가 떠오릅니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태풍 몇 개 / 저 안에 천둥 몇 개 / 저 안에 벼락 몇 개 /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대추 한 알에 들어 있는 인고의 시간과 그 안에 스며있는 하나님의 생명 역사를 생각한다면 지금 숨 쉬고 있는 우리는 기적 자체입니다. 자신에게 말해 봅니다. ‘넌 기적이야! 넌 은혜야!’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그 순간 나 홀로 부흥회가 시작됩니다.

(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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