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서 교사 2명 극단선택…'단순 추락사' 보고, 조사 나선다
2년 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8일 "별도의 대응팀을 꾸려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임 교육감은 이날 페이스북에 "2021년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선생님 두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며 "(당시) 경기도교육청에 보고된 두 선생님의 사망 원인은 단순 추락사고였지만, 유족 측은 사망 직전까지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고 밝혔다"고 했다.
임 교육감은 그러면서 "교육청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모든 의혹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 진상 파악을 위한 대응팀을 꾸려 조사에 착수토록 하겠다"며 "악성 민원 등 교권 침해가 이번 사건과 연관이 되어 있다면, 이에 응당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임 교육감은 최근 웹툰 작가 주호민씨에게 피소된 특수교사 사건을 언급하며 "기존에 유사한 억울한 사건이 없었는지도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최근 여러 사태로 인해 일선에 계신 선생님들의 충격이 얼마나 클지 걱정과 함께 큰 책임감을 느낀다. 더 이상 선생님들이 고통과 외로움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김모 교사는 그해 6월, 이모 교사는 12월 숨졌다. 6개월 간격을 두고 같은 학교에 근무하던 두 명의 교사가 잇따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당시에는 이들의 죽음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단순 추락사고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최근 교권침해로 인한 교사들의 고충이 이슈화되면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교사노조, 경기실천교사, 새로운 학교 경기네트워크, 전교조 경기지부, 좋은 교사 경기정책위원회 등 5개 교원단체는 이날 연대 성명서를 내고 "업무 스트레스와 학부모 민원으로 연달아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유사 사건 실태조사 등을 촉구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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