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에 초대형 ‘롯데타운’…롯데 ‘아시아 쇼핑 1번지’ 닻 올렸다
롯데, 1990년대부터 진출 시작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로 ‘화룡정점’
베트남 최대 규모 복합상업단지
韓 기업 베트남 진출 ‘교두보’ 기대
롯데그룹이 ‘베트남’을 전진 기지로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중심에는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롯데 초대형 상업복합단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이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가 있다.
그야말로 롯데그룹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을 들였다. 축구장 50개 규모에 거대한 단지에는 쇼핑몰과 마트는 물론 호텔, 아쿠아리움, 영화관 등 계열사 매장이 대거 들어선다. 유망 소비 시장으로 주목받는 베트남에서 점유율과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려, 이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서울 잠실 롯데타운 ‘베트남 버전’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하노이 중심지인 서호(西湖·West Lake) 신도시 지역에 연면적 약 35만4000㎡(약 10만7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단연 베트남 최대 규모 유통 시설이다. 크기만큼이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다양하다. 베트남 최대 프리미엄 쇼핑몰(롯데백화점), 그로서리 특화 마트와 주류 전문점(롯데마트), 5성급 시설·서비스를 자랑하는 호텔(롯데호텔), 현지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롯데월드), 최고급 영화관(롯데시네마) 등이 들어섰다. 단지 조성에만 약 8000억원 투자비를 들였다. 지난 6월 신동빈 회장이 베트남 경제사절단으로 방문한 당시에도 직접 사업장에 들러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는 단지 앞으로 펼쳐진 하노이 최대 호수인 ‘서호’ 이름을 땄다. 서호 지역 상권은 베트남 전통적인 부촌 지역이다. 인근에 신도시가 지속 개발되고 있어 향후 하노이 최대 중심업무지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호수 인근에 자리한 대형 상업복합단지라는 점에서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을 연상시킨다.
롯데 관계자는 “서호가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고객들이 즐겨 찾는 하노이의 관광 명소인 만큼 서울의 석촌호수, 롯데월드몰과 같이 자연과 쇼핑, 문화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하노이의 대표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쇼핑몰·마트·호텔·시네마까지
베트남 도심 최대 규모 ‘아쿠아리움’도
면면을 살펴보면 롯데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 입점 시설과 브랜드 대부분이 ‘베트남 최대’ ‘베트남 최초’로 꾸려졌다. 각 계열사에서 그만큼 차별화에 신경을 썼다는 얘기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메인 시설인 ‘쇼핑몰’은 지하 2층부터 5층까지, 총 7개 층으로 구성됐다. ‘샤넬’ ‘디올’ 등 베트남 최초 부티크형 코스메틱 매장을 비롯해 ‘나이키 라이즈’ ‘삼성 익스피리언스’ 등 글로벌 브랜드 대형 플래그십 등 총 233개 매장이 들어선다. 젊은 세대를 노린 매장도 대거 선보인다.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인기 스포츠 매장과 함께 ‘막스앤스펜서’ ‘풀앤베어’ 등 글로벌 영패션 브랜드도 입점했다. 4층과 5층에는 서점·갤러리·쿠킹 스튜디오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과 영화관, 키즈존 등 엔터테인먼트 매장이 자리했다.
쾌적한 쇼핑 환경도 눈길을 끈다. 자연 채광을 극대화하는 초대형 유리 천장과 약 4300㎡(약 1300평) 규모의 옥상 야외 정원, 국내 유명 아티스트들의 예술 작품 연출 공간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베트남에 처음 선보이는 브랜드만 25개, 플래그십 콘셉트 매장은 32개다. 전체 약 40%에 이르는 85개 매장을 지역을 대표하는 ‘시그니처’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지하 1층에는 롯데마트가 오픈한다. 롯데마트는 ‘그로서리 혁신형 점포’로 승부수를 띄웠다. 전체 면적 중 식료품 진열 비중을 90%까지 늘렸다. 신선식품 특화 매장은 한국 직송 과일, 프리미엄 수입육, 항공 직송 연어 등 품질과 신선도를 높인 상품으로 채웠다. 델리 특화 매장은 다양한 K-푸드 간편식 제품과 떡볶이, 김밥, 양념치킨 등 한국 대표 먹거리를 판매한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도 문을 연다. 해외에서 첫선을 보이는 보틀벙커는 베트남 최초이자 최대 규모 ‘메가 와인숍’이다. 2500여종 와인을 비롯해 각종 위스키와 브랜디 등 총 3500여종 주류와 주류 전문 용품을 취급한다. 베트남 최초로 와인을 잔별로 뽑아 마실 수 있는 ‘테이스팅탭’을 도입해 자유로운 시음 환경을 조성했다.
롯데호텔, 롯데월드, 롯데컬처웍스 등 다른 계열사도 화력을 집중했다.
롯데호텔은 해외 첫 L7 호텔 ‘L7 바이 롯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선보인다. 넓게 펼쳐진 쇼핑몰 양쪽에 우뚝 솟은 23층 높이 건물이다. 롯데호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L7 브랜드 최초의 해외 사업장이다. 4성급으로 운영 중인 국내 L7과 달리 하노이에서는 5성급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클럽 라운지, 인피니티 풀, 고급 F&B 시설, 피트니스 센터와 키즈카페 등이 들어선다.
롯데월드도 해외 첫 사업장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하노이’를 연다. 3400여t 수조로 베트남 도심 내 아쿠아리움 중 최대 규모다. 샌드타이거샤크·훔볼트펭귄·바다사자 등 약 400종, 3만마리가 넘는 해양 생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1만여마리 해양 생물이 자리 잡은 메인 수조에는 가로 18m, 높이 5.8m에 달하는 베트남 최초이자 최대 크기의 ‘커브드 아크릴 패널’이 설치된다. 베트남 현지인과 외국인 방문객을 포함해 연 100만명에 이르는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컬처웍스는 총 9개관, 1007석 규모로 롯데시네마를 오픈한다. 최고급 좌석과 전용 라운지를 도입한 프리미엄 상영관 ‘샤롯데’, 전 좌석을 리클라이너 의자로 설치해 편안함을 더한 ‘리클라이너관’을 각각 2개관씩 마련해 고급화를 꾀했다.
중산층 확대…기회의 땅 ‘베트남’
롯데쇼핑, 베트남서 두 자릿수 매출 ↑
롯데가 베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성장 잠재성이 워낙 높은 소비 시장이기 때문이다. 베트남 인구는 매년 증가해 1억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구매력도 크게 오르는 중이다. 베트남은 2030년까지 6%대 국내총생산(GDP) 평균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중산층이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하루 최소 11달러를 소비할 수 있는 베트남 중산층 소비자는 2000년에는 전체 인구 10%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40%까지 늘었다. 2030년에는 전체 인구 75%를 차지할 전망이다.
미래만 보고 결정한 투자는 아니다. 현재 롯데가 베트남에서 거두고 있는 성적도 나쁘지 않다. 올 1분기 기준 롯데백화점 베트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롯데마트는 12.6% 늘어났다. 해외 법인 ‘롯데 베트남 쇼핑 조인트 스톡 컴퍼니’는 올 1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12.5% 증가한 934억원 매출을 냈다. 롯데시네마 베트남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154억원을 기록했다.
비단 롯데를 넘어, 한국-베트남 양국 간 경제 교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에 다양한 국내 브랜드가 입점하는 만큼, 베트남에 첫 매장을 여는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가 될 수 있다. 패션, 음식, 문화 생활 등 K-컬처를 해외로 전파하는 역할도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베트남 국민들과 관광객들이 베트남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대표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통해 롯데쇼핑은 대한민국 쇼핑 1번지를 넘어 아시아 쇼핑 1번지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1호 (2023.08.09~2023.08.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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