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 뜬다” LS 주가 날개…‘제2의 포스코홀딩스’로 주목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2023. 8. 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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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포스코홀딩스’로 주목받는 기업

LS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제2의 포스코홀딩스’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한동안 2차전지 열풍을 주도했던 에코프로, 포스코그룹 계열사 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LS그룹이 그 빈자리를 메꿀지 재계 관심이 뜨겁다.

LS그룹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LS전선 폴란드 법인(LSEVP)에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전기차 배터리 부품 생산라인을 점검하는 모습. (LS 제공)
날개 단 LS 계열사 주가

㈜LS, LS일렉트릭 급등

LS네트웍스 주가는 지난 7월 25일 이후 뚜렷한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29일 종가는 6500원으로 24일 주가(2730원) 대비 2.4배 뛰었다. 8월 들어서도 등락을 거듭했지만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LS그룹 지주사 ㈜LS(이하 LS) 주가도 7월 25일 가격 제한폭(29.98%)까지 오른 12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LS일렉트릭, LS전선아시아 등 다른 계열사 주가도 일제히 상승 랠리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지난 7월 한 달간 LS와 LS일렉트릭 주가는 각각 30.14%, 33.29% 뛰었다.

LS 계열사 주가가 돌연 급등한 것을 두고 텔레그램에 공유된 ‘받글’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받글’이란 ‘받은 글’의 줄임말로 메신저 등을 통해 퍼지는,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를 말한다.

지난 7월 25일 오전 ‘LS, 제2의 포스홀딩스 가능성이 있다’라는 제목의 받글이 텔레그램을 통해 퍼져 나갔다. 이후 LS 계열사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받글을 고급 정보로 받아들인 투자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3조원짜리 종목 LS가 ‘지라시’ 하나에 상한가를 쳤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받글 내용은 LS 자회사들 가치와 2차전지, 해상풍력 등 신사업 진출 관련 내용인데 기존 증권사 보고서 내용과 다를 바 없다.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급등하면서 2차전지주에 대한 개미 투자자 관심이 커진 데다 최근 텔레그램을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LS 주가가 요동친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LS그룹 사업 전망은 괜찮을까.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가 많다.

LS는 최근 하이니켈 양극재 회사 엘앤에프와 손잡고 2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합작회사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을 설립한다.

양 사는 전북 새만금산업단지 33만8000㎡ 부지에 전구체 공장을 착공하고 2025~2026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속적인 증산을 통해 2029년 12만t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투자 규모는 1조8402억원 수준이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섞어 만든 화합물이다. 전구체에 리튬을 더해 배터리 양극재를 만드는 구조다. 양극재는 다시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과 함께 2차전지 핵심 소재로 사용돼 전기차, 가전제품 등의 배터리에 들어간다.

LS가 전구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양극재 원가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기 때문이다. 그동안 원자재 가격,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전구체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했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구체 국산화가 시급해지면서 LS그룹은 서둘러 전구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번 합작사 설립을 계기로 배터리 소재 산업 밸류체인이 구축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LS그룹 비철금속 계열사인 LS MnM이 제련 과정의 부산물, 공정 스크랩 리사이클링 등을 통해 생산한 황산니켈을 LS-엘앤에프 합작사에 공급하는 덕분이다. 엘앤에프는 합작사가 생산한 전구체를 공급받아 2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하면서 황산니켈 → 전구체 → 양극재로 이어지는 구조다. 앞서 LS MnM은 지난 3월 충남 아산에서 연산 5000t 규모의 황산니켈 공장을 준공했다. LS MnM은 2030년까지 황산니켈 생산능력을 27만t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S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은 황산니켈, 전구체, 배터리 재활용 등으로 얼마든지 영역을 넓힐 수 있다. LS는 2차전지 소재 관련 업체 중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가장 낮은 종목”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마다 LS 목표주가도 계속 높이는 중이다. 유진투자증권은 LS 목표주가를 14만원에서 18만원으로, 삼성증권은 11만5000원에서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실적도 날개

LS일렉트릭 영업익 1000억 넘어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S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7.6% 증가한 279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3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핵심 계열사 LS일렉트릭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0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6%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1조2018억원으로 같은 기간 36.8% 늘었다. LS일렉트릭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원, 1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S일렉트릭 실적이 날개를 단 것은 전력 인프라와 태양광, 스마트그리드 등 주요 사업 수주가 늘어난 덕분이다.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로 전력 기기 수요가 증가한 데다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주로 부상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뿐 아니라 일명 ‘칩스법’으로 불리는 반도체법을 발표한 뒤 미국 내 공장 증설 관련 전력 기기 수요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2분기 LS일렉트릭의 전력 인프라 수주는 3486억원 규모인데 이 중 북미 수주가 1270억원이고 국내 대기업은 아직 초입 단계다. 국내 기업 투자가 늘어나면 하반기 전력 인프라 부문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LS일렉트릭은 전기차 관련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LS일렉트릭의 전기차 부품 자회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중국에 이어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LS이모빌티솔루션은 올해까지 미국 두랑고에 연면적 3만5000㎡ 규모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2024년부터 전기차 핵심 부품 양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LS 계열사 주가가 날개를 달고 실적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비전 2030’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2030년까지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탄소 배출 없는 전력(CFE·Carbon Free Electricity)’과 ‘배전반(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등 미래 성장 사업을 육성한다는 내용이다. 구 회장은 LS그룹 자산을 현재 25조원에서 2030년 50조원까지 키운다는 목표다.

다만 한편에서는 LS그룹의 2차전지 소재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라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뿐 아니라 LG화학 등 쟁쟁한 대기업들이 일찌감치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뛰어들면서 자칫 치킨 게임에 돌입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재계 관계자는 “LS그룹 주력 사업은 여전히 전력 인프라, 전선 등이라 2차전지 소재 사업이 실적에 얼마나 기여할지도 미지수”라고 귀띔했다. 과연 LS그룹이 신성장동력인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통해 실적과 주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1호 (2023.08.09~2023.08.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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