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왜 주지?’ 본인만 몰랐던 데뷔 첫 세이브,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윤승재 2023. 8. 8. 22:03
“(고)영표 형이 공을 챙겨줄 때까지 세이브 했는지도 몰랐어요.”
8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 9회 말 2아웃, 점수는 7-2. 승부의 추가 KT 쪽으로 크게 기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라운드 상황은 달랐다. 한화 주자들이 베이스를 꽉 채우고 있었다. 한 방으로 점수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3연전 중 첫 경기라 한화 타선의 타격감을 살아나게 해선 안됐다. 이강철 감독은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하준호를 빼고 김영현을 올렸다.
그리고 김영현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단 2구 만에 완수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공을 꽂아 넣으며 파울을 이끌어 낸 김영현은 바깥쪽 슬라이더로 땅볼 타구를 유도해 내면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경기는 그대로 KT의 7-2 승리로 끝이 났고, 김영현은 포수 장성우에게 감사 인사를 건넨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그런데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고영표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러고는 공 하나를 건네줬다. 어리둥절해 있던 김영현은 곧 이 공이 이날 세이브 공이자, 자신의 데뷔 첫 세이브 기념구였다는 것을 알았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영현의 첫 세이브를 더그아웃 일원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만 모르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경기 후 김영현은 “영표 형이 공을 챙겨주시기 전까지 세이브 상황인지 정말 몰랐을 정도로 정신없이 몸을 풀고 등판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오랜만에 1군에서 던질 기회를 얻었는데 2군에서 잘 준비해서 그런지 자신감도 있었다.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장)성우 선배 미트만 보고 던진다는 생각이었다”라며 세이브 상황을 회상했다.
김영현의 데뷔 첫 세이브. 2021년 2차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45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던 김영현은 올해 첫 1군 무대를 밟은 ‘신인’이나 다름없는 선수다. 개막전 불펜으로 나서기도 했고, 초반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부상병동인 KT 불펜진에 숨을 불어 넣기도 했다. 6월 이후 2군으로 내려가 조정기를 거친 김영현은 8월 다시 올라온 1군 무대에서 데뷔 첫 세이브까지 올렸다.
김영현은 “승, 패, 홀드보다 감독님께서 찾으실 때 믿음이 가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상황이든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결국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해내는 것이 목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망의 데뷔 첫 기록 후 김영현은 부모님을 먼저 떠올렸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영현은 4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부모님을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부모님이 광주에 계셔서 아직 야구장(수원)에 초대하진 못했다. 개막전에서 내가 부진했을 때 나보다 더 안타까워 하시면서 걱정하셨는데, 부모님 앞에서 좋은 투구로 ‘제가 이렇게 잘 컸다’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후 네 달이 지났지만 아직 부모님을 경기장에 초대하지 못했다. 1군에 있는 기간이 적었던 데다 평일 경기에 부모님을 초대하긴 어려웠다. 그는 “아직 부모님을 수원에 초대하지 못했는데, 언젠가 꼭 초대해서 부모님 앞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재차 다짐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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