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돌리기냐" 축구팬 분노케 한 잼버리 K팝 콘서트, 무슨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불똥이 축구장으로 튀었다. K팝 콘서트 장소가 프로축구 FC서울 홈구장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바뀌면서 축구장 잔디 훼손의 우려가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잼버리 K팝 공연이 11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애초 잼버리 K팝 콘서트는 지난 6일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열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폭염과 부실 운영 논란으로 11일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기로 급변경된 바 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프로축구 전북 현대는 무대 설치 등으로 인해 안방을 내줘야 하는 신세였고, 전북 구단은 지난 6일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됐던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FA(축구협회) 4강전이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정부와 지자체가 전북 구단과 협의 없이 통보해 논란이 됐고, 루마이나 출신 단 페트레스쿠 전북 감독도 “태어나서 처음 겪은 일”이라고 황당해 하기도 했다.
그런데 또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태풍 카눈의 한반도 통과 예보에 따라 8일 잼버리 참가자들이 수도권으로 이동한 거다. 결국 이날 불가피하게 콘서트 장소가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또 변경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프로축구 FC서울은 13일 대전하나시티즌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콘서트 무대 설치 등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가 훼손될 가능성이 크기에 축구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FC서울과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잔디훼손을 최소화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무대는 E석이 아닌 S석 앞 골대 쪽,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설치되고 있다. FC서울은 19일 대구FC와 홈 경기를 앞두고 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잼버리 폭탄 돌리기냐?”, “이번 희생양은 FC서울”이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의 오락가락 행정 탓에 애꿎은 축구계만 피해를 보고 있다.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됐던 전북-인천의 FA컵 4강전은 결국 연기됐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 “K팝 개최 이슈건으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는 외부 변수가 발생함에 따라 지난 7일 경기 일정을 연기하기로 하고 양 구단에 공문을 통지했다. 북상 중인 태풍 카눈 등 여러가지 가변적인 상황임을 감안해 어제 내린 결정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구단은 7일 경기 연기 공문을 받고 이미 인천으로 복귀한 상황이었다.
홈 경기와 원정 경기를 준비하는 구단, 경기 관전을 계획했던 축구팬들까지 모두 ‘잼버리 유탄’을 맞은 셈이다. K팝 콘서트가 서울월드컵경기장 개최로 변경되면서, 12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K리그1 전북과 수원 삼성의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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