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감금·고문 혐의'로 체포된 독일인 남편…檢 "혐의점 없다"
아내를 12년간 자택에 감금하고 고문한 혐의를 받는 50대 독일인 남성이 체포됐다. 경찰은 아내의 발견 당시 상태나 아내의 진술 등을 토대로 남편에게 혐의가 있다고 봤으나, 검찰은 초기 수사 결과 그럴 가능성은 낮다며 경찰의 판단을 뒤집었다.
7일(현지시간) BFM 방송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프랑스 동부 모젤 포르바에서 같은 독일인 아내(53)를 감금 및 고문한 혐의를 받는 남편(55)을 체포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발견했을 당시 아내는 머리카락이 밀려있고, 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 또 영양실조에 걸려 있었다.
또 아내의 일부 뼈가 부러져 있고, 상처가 여러 군데 발견됐다.
아울러 침실은 철사로 잠겨있었고, 집안의 모든 공간은 철망이 설치돼 있었다.
현재 경찰은 남편에게 납치, 강간, 고문, 야만 행위 등의 혐의를 적용해 조사 중이다. 아내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아내가 고문을 당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검찰은 "초기 수사 결과 아내에게서 골절, 타박상 등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아내가 암 투병을 하고 있었다는 남편 진술 등으로 미뤄봤을 때 이처럼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 "아내가 초기 경찰에 했던 진술 중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것도 있다"며 "아내가 발견된 침실을 포함해 모든 방에 설치된 철제 구조물은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반려묘 9마리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올리비에 글라디 검사는 "아내가 영양실조로 보일 만큼 마르고, 머리카락이 없었던 이유는 암 때문일 수 있고, 옷을 입고 있지 않던 이유는 경찰이 출동한 시점이 이른 아침이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경찰은 남편에 대한 구금을 24시간 연장하고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아내는 전날 전화기를 훔쳐 독일 응급서비스에 신고했다. 이후 독일 경찰이 이 사실을 프랑스 경찰에 알리면서 남편에 대한 체포가 이뤄졌다.
아내가 경찰에 진술한 바로는, 그는 2011년부터 남편에게 감금과 고문을 당했다.
앞서 경찰은 2019년 이웃의 신고로 이들 부부의 자택에 출동한 적이 있으나, 이들 부부는 경찰이 오자 이웃이 신고한 내용과 반대되는 주장을 했다. 경찰도 당시 별다른 문제를 감지하지 못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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