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부스 운영자의 분노 "아침마다 사람 실려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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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준비 미흡과 부실 운영으로 파행돼 비판이 쇄도하는 가운데, 8일 태풍 '카눈' 북상을 계기로 잼버리 대원들이 야영장을 떠나 서울, 경기, 충남 등 전국 8개 시·도로 이동했다.
"저는 '새만금 잼버리'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지난 7월 31일부터 참가부스 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있었던 곳은 기업들이 홍보부스를 차려뒀던 '델타구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현장이 엉망이었습니다. 우선 녹지 조성이 되다 말았습니다. 녹지가 조성되지 않은 곳들이 최근 있었던 장마 때문에 온통 진흙투성이였습니다. 먼지는 먼지대로 날렸고, 처음부터 좋지 못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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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기자]
▲ '새만금 잼버리' 의료시설에서 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다. |
ⓒ 하서 |
대원들이 떠난 새만금 야영장에는 이번 행사를 둘러싼 책임 공방이 남겨졌다. 당장 국회는 오는 16일 열리는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현안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8일,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7일까지 '새만금 잼버리' 참가부스를 운영한 하서(가명)씨를 인터뷰했다. 아래는 하서씨와의 일문일답.
- 이번 '새만금 잼버리'에 참여하셨습니다.
"저는 '새만금 잼버리'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지난 7월 31일부터 참가부스 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있었던 곳은 기업들이 홍보부스를 차려뒀던 '델타구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현장이 엉망이었습니다. 우선 녹지 조성이 되다 말았습니다. 녹지가 조성되지 않은 곳들이 최근 있었던 장마 때문에 온통 진흙투성이였습니다. 먼지는 먼지대로 날렸고, 처음부터 좋지 못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 온열질환 관련 문제가 있었습니다.
"행사가 시작된 첫날부터 환자가 나왔습니다. 이후 언론을 보니 700명 넘게 나오기도 했는데, 행사가 시작된 직후부터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금요일(4일) 전까지 눈에 보이는 조치가 없었습니다. 운영위에서 온열환자를 관리하고 있다는 액션을 취하지 못했습니다. 성명 발표는 있었는데, 당장 환자들이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참가부스나 운영부스로 온 사람들이 얼음과 생수를 사서 참가자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식수에 대한 준비도 미흡했습니다. 음수대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참가자들이 손 등을 씻는 용도로 마련된 수돗물을 생수통에 받아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아니면 당장 생수를 구할 곳이 편의점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매일 돌얼음을 20팩씩 사서 나눴습니다. 다른 부스들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근처 동네 마트, 편의점 얼음이 죄다 팔렸습니다. 운영위가 아닌 부스 운영자들이 사비로 얼음을 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라도 안 했으면 정말 더 큰일이 났을 것 같습니다."
▲ '새만금 잼버리' 참가자가 수돗물을 뜨고 있다. |
ⓒ 하서 |
- 이후 운영위는 어떤 대책을 마련했나요?
"운영위 측 대책은 금요일(4일)이 돼서야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온열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에도 와닿는 모션이 없었습니다. 금요일부터 관광버스를 영내 구석구석에 배치해 차량 에어컨을 틀어 놓는 정도의 대책을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주말이 된 후에야 부랴부랴 그늘이 될 수 있는 텐트를 추가로 설치했습니다. 차가운 생수 보급도 많이 늦어서, 저희 구역에서는 월요일이 되어서야 볼 수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참가자들이 많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에어컨을 틀어둔 시원한 부스에 가보면, 참가자들이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 교통안전 문제도 심각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지금껏 행사 일을 하면서 경험한 그 어떤 행사장도 이렇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행사의 경우, 차량이 영지내로 들어올 수 없도록 통제합니다. 그런데 여기는 그런 게 없었습니다.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전혀 없었습니다. 차들이 달릴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지만, 너무 이상한 광경이었습니다. 이건 부지의 문제도 큰 거 같습니다. 길 폭도 좁다 보니 발생한 문제인데, 관련해서 대비나 관리가 전혀 안 됐습니다."
- 행사 전문가로서 이번 행사를 평가하신다면요?
"전반적인 기획 측면에서 C급 행사였던 거 같습니다. 특히, 행사를 주관한 운영위 측의 안전불감증이 심각했습니다. 사실 대단한 게임, 오락 프로그램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참가자들끼리 잘 놀면 되는 행사인데 온열대책도 없었고, 교통안전은 물론 안전사고에 대한 고민도 전혀 없었습니다. 해충에 대한 공지나 대비도 전혀 없었습니다. 한 쪽 발에 20곳 넘게 벌레에게 물린 참가자들을 많이 봤습니다. 야영도 야영인데, 버틸 수 있는 여건은 마련해야 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없으니 아침마다 사람들이 실려 나갔습니다.
전기 관련 문제도 있었습니다. 부스를 준비할 때 운영위 측이 부스당 40kw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건 공연을 해도 될 정도로 많은 양입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의아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현장에서 전기를 사용해 보니까 전기가 이틀 동안 계속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작업자들이 와서 계속 작업했습니다. 근데 이때 한 작업자분이 저희에게 '전기를 몇 kw 신청했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저희가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자, 당황해 하셨습니다. 이건 행사가 공식적으로 시작하기 전날에 있었던 일인데, 최소한의 소통이나 일처리에도 문제가 있었던 거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 '새만금 잼버리' 참가자들이 걷고 있다. |
ⓒ 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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